우리시 최대 현안인 교육문제를 두고 시청과 교육청의 대립양상이 도를 넘고 있어 개탄스럽다.

  시는 '교육이 살아야 김제가 산다'며 인구감소의 최대 요인이 교육에 있다고 보고 김제사랑장학재단 설립과 함께 기숙형학원(인재숙)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교육청은 인구감소의 주요인은 낙후된 경제 탓이라며 교육은 교육자에게 맡기고 기업유치 등에 신경써야 인구가 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는 1965년 25만6194명이었던 인구가 올해 1월 10만선마저 무너진 9만9900명으로 추락했고, 인구 유출 요인으로 시민 대부분은 교육환경을 꼽고 있다며 교육여건에 대한 시민만족도 조사 결과도 만족은 5.1%인 반면 불만족은 58.3%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의 가장 큰 고민중의 하나가 바로 좋은 교육환경이고,  직원 자녀교육과 우수고용인력 확보를 위한 교육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오는 2010년까지 278억원(시 출연금 178억, 민간기탁 100억)의 장학기금을 조성해 우수한 인재들이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도록 효율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교육청은 생각이 다르다. 교육은 교육자에게 맡겨야지, 행정가가 관여해서는 교육을 망치게 된다는 주장이다.

  우수한 기업을 유치해 우수한 자원들이 김제에 거주하면 자연스럽게 우수한 학생도 유입될 것이므로 '기업유치를 위해 교육을 살려야 한다'는 시의 주장은 본말이 전도됐다는 것이다.

  시에서 모델로 삼고 있는 순창 옥천인재숙의 경우 매년 10억씩 40억의 예산이 투입됐으나, 지난해 서울대에 2명이 입학했고 이도 농어촌특례 입학이므로 투자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시가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예산을 교육청에 맡기면 명문대 진학이 늘어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6일 김제교육청 주관으로 금성여중에서 있었던 초중고 운영위원 및 학교장 연수회에서 교육청 관계자는 "시에서 추진하는 인재숙에서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1·2·3학년에서 각각 50명씩 200명을 뽑을 경우 운영위원 여러분의 자녀가 반에서 1등을 해도 인재숙에 들어갈 확률은 전혀없음으로 시에서 추진하는 인재숙은 전시행정에 불과할 뿐이다"고 시를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또 다른 장학사도 행사장에서 시가 배포한 유인물을 '삐라'로 비유하며 비웃는 등 시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그러나 교육청의 주장도 모순투성이다. 과연 교육청 직원이 몇명이나 김제에 거주하고 김제에 얼마나 애정이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교육자 스스로 자기성찰은 해 보았는지, 교육에 지나치게 예산을 강조하는가하면 순창 인재숙에 대해서도 서울대 입학생수만 강조하고 있다.

  기자가 알기로 지난해 우리시 관내에서 서울대 1명 외에 연세대나 고려대에 진학이 전무한 반면, 순창 인재숙에서는 수료생 43명 중 서울대 2명, 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성균관대·한양대·경희대 등 수도권 4년제 대학에 20명이 진학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교육청이 순창 인재숙의 효과를 애써 폄하하는 인상이 짙다.

  인재숙에 대해 시는 공무원과 이통장을 상대로 당위성을, 교육청은 학교장과 학부모, 운영위원을 상대로 부당성을 주장하는 사이 시민들은 혼란을 느끼고 지역 여론은 분열을 더해가고 있다.

  현재 김제의 교육여건은 어느때보다도 좋다. 이건식 시장은 역대 시장 중 가장 교육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시교육장과 도교육감이 모두 김제출신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3명 모두 김제중학교와 남성고를 거친 동문들이다.

  이들이 힘을 합하면 교육여건이 금새 좋아질 것 같은데 오히려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어 안타깝다.

  진정 백년대계인 교육을 위한 순수성이라면 각기 바쁜 시민들을 동원해 편가르기를 조장하지 말고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동문회를 하든, 토론을 하든 장외싸움은 멈췄으면 하는 바램이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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