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근 편집국장

  조직원 모두를 만족시키는 인사란 있을 수 없겠지만, 인사 후에는 의례히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다.

  조직원 최고의 목표인 승진으로 표정 관리를 해야 할 사람도 있는 반면, 더러 좌천성 인사를 당한 이는 분루를 삼켜야 하는게 인사다. 인사에 불만을 품는 사람 수가 많으면 조직의 사기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민심 이반과 함께 조직을 와해시키고 업무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인사에는 객관적 기준 마련과 공정성 확보가 필수이며, 사심을 개입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영전한 사람에 대해 뒷말이 적어야 잘된 인사라 할 것이다. 어쩌면 민심도 인사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김제시는 지난 4월 조직개편에 따른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지만 중요요직을 제외하고 비교적 큰 구설수는 없었다.

  반면 지난달 27일 발표한 인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시 조직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인사는 승진요인이 적어 소폭이동이 예상됐었다. 직위 승진은 3명 뿐 직급승진이 많아서 승진으로 부서를 옮긴이가 9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리이동은 70명에 이른다. 또 이들 중 20여명이 지난 4월 인사에서 자리를 옮긴 이들이어서 불과 3개월 20일만에 다시 부서를 바꾸는 꼴이다.   이는 법령을 위반하는 결과인데다 뚜렷한 목적도 사유도 부족한 사례가 많아 구설수를 자초하고 있다.

  요직으로 알려져 관심의 대상이었던 중요 담당자리를 뜻밖의 공무원이 차지하는가하면, 승진한지 1년반도 안된 담당이 면에서 바로 총무과로 영전하는 사례가 있으며, 한 공무원노조 간부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동에서 읍으로 밀려야했고 특히 불편한 관계의 동료와 같이 근무하게 해 노조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달 11일 공무원노조는 결성 이래 처음으로 인사와 관련한 성명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성명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시는 당당하게도 석연찮은 인사를 또 단행했다. 참으로 대단한 배짱이다.

  현 인사부서가 주도하는 인사검증에도 문제가 있고, 상황인식도 잘 못 투성이다.

  이건식 시장은 직원조회를 통해 "인사청탁을 하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 것이다"고 누차 천명한 바 있다. 인사부서의 잘 못 인지, 시장의 뜻인지는 모르겠으나, 원칙은 지켜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울러 인사부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브리핑을 통해서라도 납득할 만한 해명이나, 사과가 필요할 것이다.

  더 이상 공무원들의 입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기보다는 줄을 잘 서야한다'는 말이 나와서는 안된다.

  시가 원칙도 없고 민심도 무시한 인사를 계속한다면 인사권 견제를 위한 시의회의 인사청문제도와 같은 제도적 장치의 마련도 고려해야 한다.

  '인사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인사권자의 전횡으로 '인사가 망사(亡事)'가 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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