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순수 혈세로 민간단체에 지원하는 시 보조금이 심의위원 맘대로 원칙없이 결정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김제시사회단체보조금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는 지난 2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부시장실에서 심의위원 9명 중 7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내 113개단체에서 198개사업 명목으로 신청한 41억8937만4천원에 대해 심사를 한 후 지원액을 결정했다.

 심의는 사전에 사업의 공공성 및 자체 부담비율, 공익활동 실적 등을 고려해 보조액을 결정하기로 했고, 지난해에는 신규 신청은 제외하고 전년도에 지원한 보조금액보다 많은 지원은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심사를 벌였었다.

 그러나 심사결과를 보면 기준도 원칙도 없이 집행부의 뜻대로 원칙없이 졸속 의결한 흔적이 역력해 심의위원들의 자질을 의심케 하고 있다.

  심의위는 당초 신청액에서 16억5449만원을 삭감한 105개단체 174사업에 25억3488만원을 승인했다. 이는 지난해 추경을 포함해 지원한 총액(14억8400만원)보다 10억 이상 높은 금액이어서 우리시 재정여건을 감안하면 지나친 선심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건식 시장 취임 초기였던 지난해에는 비교적 원칙을 지키려는 흔적을 느낄 수 있었으나, 이번 심의에서는 선심성 예산이나 낯내기 행사예산, 각종 체육대회, 소위 힘있는 단체 등에 대한 지원이 대폭 늘었다.

  사업예산이 아닌 관변단체의 운영비를 대부분 인상했고, 신규로 모악문화예술연구회와 호남우도농악관, 기업인협의회 운영비에 총 2500만원을 추가했다.

  지난해 전액 삭감했던 4개 환경단체에도 2500만원을 지원하는가하면, 보육시설 연합회에는 1억1100만원을 대거 편성했고, 지난해 보조금으로 회원들끼리 술을 마셔 문제를 야기 시켰던 단체에 심의위원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변함없이 지원해 특혜시비를 자초하고 있다.

  또 퇴직 공무원들의 친목단체인 행정동우회와 재향경우회에도 총 7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특히 지난해 예산절감을 위해 통합 논의가 있었던 체육회와 생활체육협의회에 절감은 커녕 오히려 예산을 대폭 인상해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체육관련 보조금은 5억827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10억4700만원으로 무려 4억6430만원이 증액됐다. 보조금이 1500만원이 넘는 항목만도 21개 이른다.

  이들을 보면 ▲전국종별태권도대회 2억원 ▲창생단주배 겸 김제시장기 전국 유도대회 1억2천만원 ▲전북도민체육대회 1억2천만원 ▲김제시민체육대회 1억원 ▲전국대회 유치지원비 1억원 ▲지평선 전국 마라톤대회 8천만원 ▲전북도생활체육대회 7천만원 ▲체육회 사무실 운영비 1500만원 ▲체육회 사무실 직원 인건비 5천만원 ▲생활체육협의회 사무실 운영비 2500만원 ▲생활체육협의회 사무국장 급여지원 2500만원 ▲즐거운 주말리그 생활체육교실 운영 3천만원 ▲김제시장기 전국 남여 궁도대회 3천만원 ▲김제시장기 전국 합기도 대회 2천만원 ▲김제시장기 전북 족구대회 1500만원 ▲김제시장기 읍면동대항 실버 체육대회 1500만원 ▲김제시장배 테니스대회 1500만원 ▲김제시장기 전북 태권도대회 1500만원 ▲춘계 전국 남여하키대회 2천만원 ▲김제시장배 전국배드민턴대회 2천만원 ▲청소년 태격수련 및 시민 태격 강좌 2천만원 등이다.

  신청단체와 요구액이 많아 보조금 심의를 위한 책자만 해도 740쪽에 이르고, 사업당 1분씩만 심사해도 3시간이 넘게 소요되는 198개 사업을 심의위는 3시간만에 전격 심사·의결하는 탁월한 기량(?)을 발휘했다.

  심의위가 졸속 처리한 보조금 내역은 집행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계상되며, 다음달 열리는 시의회 정례회 기간 중 예결위의 심사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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