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숙(41·김제시 책읽어주는 어머니 연합회 김제초 회원)
 
  노란 은행잎이 날리는 11월 어느 날, 반가운 얼굴들과 새마을운동 김제시지회가 마련한 문학기행이란 버스에 올라 설레임으로 출발하였다.

 가을 하면 국화~, 국화하면 서정주~, 그래서 장소를 미당문학관으로 정했다는 우리 연합회 회장님 말씀처럼 정말 국화 향기 가득한 문학 기행이었던 것 같다 .

  고창 질마재마을 폐교를 이용해 만든 문학관에서 미당 선생의 생가와 생전에 사용했던 물품들, 선생께서 직접 촬영한 영산의 비경까지 직접 눈으로 접하며 더욱 가까이 시인을 느낄 수 있었다. 뛰어난 문학성과 구수한 우리지역 사투리까지 시에 담아내 더욱 정감이 갔다.

  선생께서 사셨던 암울한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친일시를 남기셨고, 문학관 한귀퉁이에 거침없이 전시된 시를 보며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과감하게 선생의 치부까지도 여과없이 드러낸 문학관 관계자들의 진정한 용기에 마음이 숙연해 졌다.

  시인의 제자이셨다는 해설사 선생님의 구수한 말씀을 들으며 마지막 5층 전망대에 오르면서 우리 모두 '국화 옆에서'를 낭송했고, 한발 한발 계단을 오를 때 정말 가슴이 벅차 올랐다.
  첫 째는 여행한다는 설렘으로, 두 번째는 친구나 이웃에게 꼭 권하고, 세 번째는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 미쳐 바쁘다는 핑계로 읽고, 보지 못한 소식이나 시를 문학관을 다녀와 가슴에 남아있는 여운을 가지고 서점에서 책과 시집을 잡게 한다.

  살면서 느끼지 못하고 삭막하게 사는 동안 감정과 눈물도 메말라가는 시기에 문학기행은 나를 흔들어 깨웠고, 추운 겨울도 따뜻하게 품을 수 있지 않을까?

  들국화 가득한 향기와 가슴 아린 시 한 구절도 이 가을에 따뜻한 행복이 되길 바란다.

  어쩐지 미당문학관을 가려고 전날 밤에 그리도 뒤척이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중·고시절 아련하게 외우던 미당 서정주 시인의 문학관 탐방을 권해주신 책읽어주는 어머니 연합회 유순하 회장과 뜻깊은 행사를 주관한 새마을지회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