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자(민주평통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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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 소풍가는 것처럼 마음이 설레서 잠 한숨 못자고 새벽 2시에 시청광장에서 버스에 올랐다. 3시간 반 정도 지나서 임진각에 도착해 버스를 갈아타고 도라산 남북 출입사무소에 도착, 간단한 수속을 마친 뒤 군사 분계선을 넘어서며 긴장된 일정이 시작되었다. 

  버스는 먼저 황진이, 서경덕과 함께 '송도삼절'로 꼽히는 개성 외곽의 박연폭포로 향했다. 북한 안내원 3명이 함께 탑승했는데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우리 일행은 북한 안내원이 설명을 들으며 폭포를 관람했는데 생각보다 웅장하진 않았지만 경관 만큼은 빼어났다.

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폭포수를 바라보며 기념촬영도 하고 개성의 인삼차도 마셔 보았다.
  이어 우리 일행이 들른 곳은 관음사. 고려 광종 때 처음 세워진 뒤 조선 인조 때 복원 되었다고 한다. 관음굴에 있는 관음보살좌상은 고려 석조미술에 걸작으로 꼽힌다는 설명을 듣고 바라보니 더욱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개성시내로 향했다. 개성시는 고즈넉한 도시였고, 우리의 60~70대를 떠올리게 했다. 차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고 자전거가 눈에 많이 띄었으며 비교적 한가해 보였다. 대부분의 건물은 3~5층짜리지만 가끔 10층 이상 고층 아파트도 눈에 들어왔다. 기와집들이 동일하게 들어서 있기도 하고 마치 전주의 한옥마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개성시내를 벗어나 송악산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 모습이 마치 여인네가 누워있는 모습과 흡사해서 다들 신기해 했다. 

  점심은 개성의 민속여관 내 식당에서 13첩 반상이었는데 놋그릇과 조화된 전통음식 위주로 나왔고 그런대로 맛이 있었다. 식사후 고려 충신 정몽주의 숨결이 어린 숭양서원과 선죽교를 둘러보았다. 선죽교는 정몽주가 이방원에게 살해당한 뒤 그곳에 대나무가 자라서 선죽교로 불린다고 했고 규모는 생각보다 작았다. 숭양서원은 정몽주의 집터로 현재까지도 정몽주의 유적이 잘 보관되어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들른 고려박물관은 고려시대 최고의 교육기관인 성균관 건물로 고려청자와 팔만대장경, 목판 등 역사 유물 1천여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 앞뜰에는 1천년 정도 묵었다는 노거수 대여섯 그루가 서 있었다. 우리 일행은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기념촬영도 하고 기념품도 샀는데 치마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은 북한 여성들이 관광객들에게 여러 가지 술과 건강식품들을 파는 모습도 보였다. 매우 친절했는데 계절에 맞지 않게 옷이 추워보여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일정을 마치고 우리 일행이 탄 버스는 개성공단을 돌아 도라산을 향해 출발했다. 개성공단은 2010년 완공 예정인데 완공되면 2천만평 규모에 인구 40만명의 배후도시를 거느린 국제 산업도시로 탈바꿈 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북의 신뢰가 쌓여가고 있음을 순간 느낄 수 있었고, 북한이 우리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오면 통일도 빨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마음 한켠에서는 우리나라가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더 이상 이산가족이 없는 평화스럽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짧은 일정에 맞추다 보니 몸도 마음도 피곤했지만 가슴 찡한 개성관광이었다.

  끝으로 무사히 개성을 다녀올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신 민주평통 송승영 회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분들께 지면으로나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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