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지난호에 "단체가 망해야 김제가 산다"는 제하의 머릿기사를 통해 무분별한 보조금 신청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많은 시민들의 비판이 있었음에도, 보조금심의위가 이를 졸속의결해 문제가 심각하다.

  시가 내년도 사회단체와 민간경상보조를 위해 관내 단체를 대상으로 보조금 지원신청을 받은 결과 138개 단체에서 222개사업을 명목으로 무려 48억원이 넘는 돈을 요구해 충격을 준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일 있었던 보조금심의위원회(위원장 박균식)에서 선심성 예산들을 대부분 통과시키는가하면 과거에 적용했던 공공성 및 자체 부담비율, 공익활동 실적 등도 고려하지 않고, 신규 신청에 대해서도 원칙없이 예산을 세워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심의위가 승인한 예산은 127개단체 191사업에 26억8051만원으로 지난해 본예산 심의때보다 1억4천만원 가량 증액된 액수여서 우리시 재정여건을 감안하면 지나친 선심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각종 시장기 대회를 포함한 체육관련 예산이 보조금 결정액의 45%인 12억에 달해 낯내기 전시행정의 표본이 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지원액이 1억이 넘는 대회가 전북도민체육대회 1억3천만원, 김제시민체육대회 1억5천만원, 전국남녀펜싱대회 1억2500만원, 전국종별태권도대회 2억원 등이며, 행사비가 8천만원인 대회도 새만금 지평선 생활체육 유도대회와 새만금 지평선 전국마라톤대회 등 2개여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이들 대회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예산만큼의 효과를 거둘지 의문시 되고 있다.

  대한노인회 김제지회 운영비와 노인대학이 5650원에 달하고 있으며, (사)모악문예와 즐거운봄 독서회에도 각각 1700만원, 기업인협의회에도 운영비와 신년하례회 및 기업인체육대회 행사비로 총 3300만원을 지원한다.

 또 그간 유명무실했거나 활동이 의문시되는 애향운동본부에도 1천만원, 소비자고발센터 1500만원, 법죄예방협의회에도 1700만원, 지평선몰 운영 2천만원 등 꼼꼼히 따져봐야 할 예산이 부지기수다.

  예산이 이처럼 원칙없이 의결되는데는 보조금심의위원회의 구성에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행안부 예산편성 규정에는 '위원회를 9인 내외로 하고 위원회의 객관성 및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치단체 공무원을 3분의 1 이내로 구성하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페널티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시 사회단체보조금 지원조례에는 위원장을 부시장으로 하고 주민생활지원국장·경제개발국장·기획홍보실장을 당연직위원으로 하고 있어 일단 공무원이 4명이다. 

  게다가 시의회의원, 민간전문가, 대학교수 등 사회단체에 대해 전문적 식견과 덕망을 갖춘 자로 하고 있는 위촉직 위원 5명 중 2명이 전직 공무원이어서 전·현직 공무원 6명에 달하므로 오히려 심의위원이 1/3이 아닌 2/3를 차지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배경에는 보조금 심의를 공무원 맘대로 하려는 저의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민심의위원이 제대로 심의를 하고 싶어 문제를 제기할 경우, 일부 공무원이 표결로 하자며 자신감을 보이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보조금 지원은 본지가 10여년간 끈질기게 문제를 제기해도 개선이 미미한 실정이다. 시민들의 혈세가 제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뜻있는 시민들의 참여와 시의회의원들의 사명감이 절실히 요구된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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