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김제시의회 의원들에게 지급할 의정비를 결정하는 김제시의정비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위원장 김영달)가 의정비 잠정결정액을 행안부 지침보다 높이 책정해 문제를 야기하더니, 자신들이 최종 확정한 금액마저 번복하고 편법으로 의정비를 인상시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심의위는 지난달 6일 1차회의에서 회의를 비공개로 결정하고, 16일 2차회의에서는 행안부 기준 의정비 상한액이 최대 3271만원임에도 이를 무시하고 3378만원으로 잠정액을 결정해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시가 잠정액을 기준으로 지난달 27일까지 김제시 거주 19세 이상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ARS 전화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시의원들이 유급제 전환 이후 의정활동을 못한다(30.6%)는 답변이 잘한다(9.4%)보다 월등히 높았고, 의정비 인상이 의정활동에 미치는 영향 조사에서도 기여하지 못한다(35.0%)는 답변이 기여할 수 있다(9.2%)는 답변보다 많아 의정비 인상과 의원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은 다수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잠정액에 대한 의견도 '더 많이 주어야 한다'(7.7%)가 '더 적게 주어야 한다'(46.4%) 적게 주자는 의견이 많게 주자는 의견보다 6배에 달했고, 적게주자는 의견의 55.6%가 2700만원을 적정액으로 제시했다.

  심의위는 이를 기초로 지난달 28일 3차회의를 열고 난상토론 끝에 각자 제시액을 적어 합산 한 후, 참석 위원수로 나눈 금액을 정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위원은 잠정액이 이미 행안부 상한액을 초과했고, 시민여론도 다수가 인하를 요구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잠정액보다 높은 금액을 적은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잠정액 발표 이후 본지를 비롯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위원 일부가 행안부 하한액을 적어 최종액은 상한액 3271만원보다 212만원이 인하된 3059만원으로 결정됐다.

  행안부 지침도 11월말까지 의정비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의정비를 3059만원으로 내년도 본예산에 계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의정비 결정 주관부서인 김제시청 기획감사실이 의정비를 인상시키기 위해 행안부 지침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지난 2일 다시 심의위를 소집했다.

  일부 심의위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기획감사실의 사전 의도대로 의정비는 다시 150만원이 인상된 3209만원으로 둔갑했고, 심의위는 집행부의 거수기로 전락했다.

  기획감사실의 인상안이 심의위에서 받아들여지자, 심사장을 퇴장하는 위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도 예산심사를 앞둔 시점에서 시의원들의 비위를 맞춰 원할한 예산 통과를 꾀하려는 담당부서의 노림수가 엿보이나, 먼저 시민과 여론을 의식하는 행정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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