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한태

 35년의 교직생활중 28년을 덕암고에서 보낸 임교장은 1946년 부안군 보안면 출생으로 전주고와 전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교직에 첫발을 디뎠다.

 그가 교직에 첫발을 디디기까지는 곡절도 많았다. 1972년 10월 박정희 정권에서 유신헌법 개헌 당시 전북대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었던 것. 정보부에 연행되었다가 2주만에 돌아오는 등 많은 고초를 겪어야 했고, 정보부나 국회에서 일해보라는 회유나 유혹도 있었지만, 교사의 꿈을 버릴 수는 없었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자, 마침 고향선배이며 덕암학원 설립자인 유홍렬 이사장이 도움을 청해왔다. 당시는 덕암학원이 벽성학원을 인수하고 현재 위치로 이전을 해서 김제상고와 북중학교를 개교하는 시점이었다. 고민끝에 청을 수락하고 교직을 시작했으나, 당시 본인의 교육관이나 이상과 차이가 있어 1년반만에 학교를 떠나 있다가, 교사 임용고시를 통해 공립학교인 남원여고에 부임했고, 얼마 후 고창고등학교로 전근을 갔다.

 임교장의 실력과 성품을 인정했던 덕암학원측에서 수차례에 걸쳐 함께 해 줄 것을 계속 요청했다. 공립학교에서 사립학교으로 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청을 뿌리칠 수 없어 다시 덕암학원으로 돌아왔다. 그가 돌아온 조건은 남상과 여상으로 분리돼 있던 상고를 남녀공학으로 통합한 후, 여상몫의 학교를 인문계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덕암학원으로 돌아온 이듬해(1983년) 덕암고의 전신인 북고등학교를 개교했고, 교무주임을 맡아 오로지 학교 발전과 학생들의 실력향상을 위해 매진했다. 그 결과 북고는 괄목할만한 성적을 올릴 수 있었고, 지금도 사회 각 분야에서 성실히 일하고 있는 제자들을 생각하면 그것이 큰 보람이다.

 2001년 3월부터 교장을 맡아 지난 8년간 많은 곡절도 겪었고 오해도 있었다. "주인정신을 갖고 스스로 판단해서 의욕적으로 일해왔기 때문에 지나고 생각해보니 동료들이 때로는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었고 선생님들이 힘들 수도 있었겠다"며 "그래도 잘 따라 주신 선생님들께 가장 감사를 드리고, 덕암학원 발전을 위해 협조해 주신 학부형과 지역인사들께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한다.

  아쉬움으로는 "더 좋은 학교를 만들었더라면 우리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타지역으로 나가는 안타까운 일이 적었을 텐데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겸허한 자세를 보였다.

  임교장이 재임하면서 그는 여름 겨울 가리지 않고 늘 교장실 문을 반쯤은 열어두었다.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였다. 더러 어떤 학생은 쪽지를 교장실안에 던지기도 하고 수즙은 듯 말을 건네기도 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불만과 건의, 때론 얼토당토 않은 얘기까지 귀를 기울이고 사고의 다름을 인정하려 노력하면서 교사들에게 여과해서 이를 전달하기도 했다.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상태에서도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위해 방과후 선택제 수업을 도입하고자 힘써왔을 정도로 그의 교육에 대한 확신과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퇴직 이후의 계획을 묻자 "그간 너무 바쁘게 살아왔다"며 "여행을 통해 자기성찰의 기회도 갖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다"면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직답을 피했다.

  임교장의 가족으로는 부인 이명숙여사와 1녀2남이 있으며, 퇴임식은 오는 13일(금) 낮 12시 로마웨딩홀(구 수협)에서 조촐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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