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해숙 김제초등학교 학부모

 학생들에게 세계적 안목을 기르고자 국제 교류 체험학습을 계획하여 중국 청도로 향한 것은 지난 7월27일이었다. 4박5일 동안 학생, 교사, 학부모 등 42명이 한 팀이 되었다.

  첫째 날 새벽 3시, 설친 잠을 깨워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안은 참여하는 사람들의 들뜬 마음만큼이나 온통 왁자지껄 하였다. 청도는 인천에서 직항으로 약 1시간여의 거리로 제주도와 거리가 비슷했다. 창공에서 내려다본 시가지는 온통 빌딩 숲이어서 중국의 발전하는 모습을 한눈에 보는 것 같았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출구를 빠져나오는데 진한 고유의 향이 내 코를 간지럽게 하여 중국에 들어와 있음을 실감하게 하였다.

  공항에는 이곳 조선족학교의 교장선생님과 관계자들이 나와서 환영하며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처음 만남인지라 서로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숙소로 향해 여장을 풀고 바로 노산 북구수 체험학습에 나섰다.

  중국인들도 모두가 와보고 싶어 한다는 이곳 '해상제일명산'이라 불리는 중국 국가풍경 관광단지 중의 하나인 노산의 북구수 폭포를 바라보며, 피곤도 잊은 채 노산의 자연 풍광에 빠져 들었다. 제법 긴 시간의 탐사를 끝내고 호텔로 돌아왔지만, 첫날이라 그런지 학생들은 피곤한 기색도 없이 마냥 떠들어 대고 있었다.

 청도시는 40년 동안 독일과 일본의 지배를 받아 도심의 이곳저곳에 오래된 서구식 건물들이 공존해 있었다. 외국자본을 많이 들여와 해변을 끼고 돌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있는 빌딩을 보면서, 앞으로 중국이 세계경제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의 말이 떠올랐다. 저녁에는 양국 학교와의 체험학습 교류협정 조인식을 가졌고, 그 쪽에서 베풀어 준 환영식에 참석한 후 첫째 날 하루를 맺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부터 우리는 청도 조선족학교에서 제공한 리무진 버스를 타고 그곳 선생님들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중국체험에 나섰다. 청나라 말엽 서구 세력을 방어하기 위해 해상에 만들었다는 잔교유적지와 해군박물관, 그리고 해안조각 공원에서 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시한번 만끽했다. 

  또 청도조선족 학교를 방문하여 학교의 이곳저곳을 돌아 보았다. 말문을 '민족교육'이라고 내놓은 조선족학교 김장웅 교장선생님의 뚜렷한 교육관과 교육철학이 곳곳에 베어 있는 듯 했다. 소수민족인 우리 조선족이 큰 나라 중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면서 조국과 민족혼을 이어받아 굳건하게 지키며 교육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웠다. 특히 70~80㎞를 통학하거나 기숙을 하면서까지 또 학비 전액을 학부모가 부담하면서 민족교육과 영어를 비롯한 세계화교육에 매진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으며, 이곳에서 우리 겨레의 민족혼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음을 가슴벅차게 느꼈다. 

 3일째 우리는 청도 맥주 박물관을 찾았다. 청도 맥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서 매년 8월이면 세계 맥주축제가 이 곳 청도에서 열린다고 한다. 오후에 방문한 해양세계 수족관은 아시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신기한 물고기와 조개류, 신비스럽기까지한 환상적인 돌고래쇼 등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중국체험을 하루 남기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이번 교류학습에 대한 반성회를 가졌다. 참여한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생각을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세계화와 글로벌 시대를 맞아서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이런 기회가 많아져서 국제적 안목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7월 31일, 마지막 날 그간의 여행도 즐거웠지만 오늘 일정을 마치면 늦은 오후 비행기로 귀향한다는 생각을 하며 모두가 떠나올 때만큼이나 즐거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곳에서의 지나온 교류학습 체험시간이 다소 아쉽게도 느껴졌다. 

  옛날부터 중국 청도를 '홍와녹수남천벽해(紅瓦綠樹濫天碧海; 붉은 기와 푸른 숲 쪽빛의 하늘 청강석 같은 바다)'로 표현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실감한 것 같았다. 또 자녀들과 같이한 청도 교류학습을 통해 그동안 듣고 생각했던 중국을 다시 한 번 체감하였으며, 후일에 세계경제를 휘어 감고 오를 용들이 발밑에서 꿈틀대고 있는 것 같아 우리나라도 이에 대비하고 나라 발전을 위한 마음자세를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고 어려운 교육계획을 세우시고 안팎으로 수고하신 송기원 교장선생님과 동행하여 학생들을 땀 흘려 지도해 주신 선생님들, 학생들의 체험교육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주신 학부모님, 그리고 즐겁게 참여해 준 학생들에게 감사드린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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