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재 씨

  음식점을 운영하며 경희대 대학원에 재학중인 박 씨는 지난달 24일 새벽, 대학원 수업 참여 후, 집으로 돌아오던 중 이었다. 하루종일 업소를 비웠던 탓에 새벽 04시경, 우연찮은 시간에 업소 점검을 위해 명품관에 들렸다. 박씨는 카운터 주변을 보자마자 누군가 현금박스에 손을 대려했다는 것을 알수 있었고, 직감적으로 아직 누군가가 가게안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박 씨는 먼저 중앙홀의 불을 밝히고 천천히 방을 하나하나 살피던 순간, 방 한 구석의 희미한 어둠속에서 사람그림자를 발견했고 박 씨는 망설임 없이 다가섰다. 이윽고 별다른 물리적인 충돌없이 용의자를 제압했다고 한다.

  또 박씨는 갑작스런 상황에서도 공범여부를 확인 한 후, 용의자의 신분증을 확인 압수하고, 침착하게 경찰에 신고해 인계하기까지 형사 못지않은 기지를 발휘했다.  그도 그럴것이 비록 키는 약간 작지만 대학시절 보디빌딩 선수 생활을 했던 박 씨의 다부지고 우람한 체구 앞에서 용의자는 '힘을 써봤자'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더욱이 흥미로운 일은 박씨에게는 절도용의자 검거경력이 이번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2005년 여름 시내 아파트 주차장 등에서 택시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쇄 차량털이범이 발생해 경찰의 골머리를 앓게 한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 역시 박준재씨가 사건의 해결사였다. 당시도 때마침 일을 끝내고 귀가하던 중, 길거리에서 차량을 파손시키고 범행을 저지르려던 용의자를 발견하고 격투끝에 용의자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이로 인해 준재씨는 '용감한 시민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이상하게도 자신에게 이런일들이 자주 발생하고 공교롭게도 하나같이 경찰이 수개월간 골머리를 앓던 사건들이었다.

  박 씨는 "저 역시도 생각치 못하고 있었던 일들이고 얼떨떨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잘못된것을 그냥보고 지나칠 수만은 없죠"라고 말하며 순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자신의 일과 학업을 힘들게 병행하면서도 남다른 의협심을 지닌 박준재씨야 말로 의리와 정이 메말라 가고 있는, 우리시대와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청년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박종혁 기자  pjh@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