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도시에서

▲ 박 세 희

솟아오르는 빌딩의 놀이 만큼
정령, 사람과 사람의 가슴은 멀어져만 가고
가혹하리만치 비판의 소리만 드높은 계절에
내 고향사람을 만나면
촌 냄새 물씬 나서
어느새 나도 순진한 촌 아이 되네

화폐와 명성만을 향해
무작정 질주하는 밀립에서
내 고향사람을 만나면
세월과 추억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정으로 흐르는 강이 되네

※한국문인협회 회원 박세희 시인은 재경죽산향우회 임재혁 수석부회장의 부인으로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문학과 의식>으로 등단해, 시집 <사랑과 혼숙하다>와 <어느 날 나는 술래가 되었다>를 출간했고, '허난설헌 문학상'과 '프로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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