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위와 빗속에서 지평선산업단지 기공식이 있었다.(좌) 행사가 끝나고 주민들을 동원해 앉혔던 자리에 읍면동을 표시하는 피켓이 널려있다.(우)

 시는 지난 20일 백산면 부거리 산업단지 현장에서 김제자유무역지역·지평선산업 단지의 출발을 위한 기공식을 가졌다.

 기공식에는 지식경제부 임채민 차관을 비롯한 재경부 관계자와 이경옥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비롯한 도내 관계자 10여명 및 우리시 정치인이 대거 참석했다.

  또 읍면동별로 관광버스 2~3대를 대절해 많은 주민을 동원시켜 참석자가 2천여명인 것으로 시 보도자료는 전하고 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행사는 식전공연과 개식선언, 산단 조성 경과보고, 기념사, 발파 퍼포먼스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나, 행사 내내 주민들은 빗속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다.

  지평선산업단지는 백산면 부거리 일원에 293만㎡(90만평)를 산업시설용지와 지원시설, 공공시설용지로 조성·분양할 계획이며, 김제시와 전북개발공사, (주)한양컨소시엄이 공동출자해 지난 2008년 4월 특수목적법인 지앤아이(주)를 설립했고, 지난 2008년 9월 5일 일반산업단지로 지정고시 됐다.

  시는 다음달부터 감정평가 및 개별보상협의를 진행하고 3월부터는 보상금지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시의 계획은 3월부터 공사착공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보상협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착공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착공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공사착공이 빨라야 3월임에도 굳이 가장 추운 시기에 벌판에서 준공식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석연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식경제부와 일정을 협의해 사전에 잡힌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당일 준공식에는 지경부장관도, 도지사도 참석하지 않아 다소 맥이 빠진 분위기가 연출됐다.

  게다가 일기예보는 행사 몇일전부터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었고, 절기상 대한인 추운날씨에 비까지 내린데다 동원된 애꿋은 시민들은 노인이 대부분이어서 건강이 심각히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또 추위속에서 한달 넘게 시청앞에서 시위를 계속했던 산단지역 주민들의 원성이 채 가라앉지도 않았는데, 대대적인 기공식 행사를 가짐으로써 주민과의 이질감을 더하게 했을 뿐 아니라, 기공식 비용도 1억원이 넘게 소요된 것으로 전해져 주민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 같은 행사비용도 산단 조성원가에 포함되기 때문에 분양가 상승을 가져올 수 밖에 없어 향우 산단 분양에 걸림돌을 더 할 요인이 된다. 또 조상대대로 살아오던 터전을 떠나야 하는 현지 주민들에게는 보상금을 적게 지급하면서 겉치레성 행사에는 예산을 낭비해 주민과의 보상협상에도 어려움을 가져올 공산이 크다.

  1회성 행사를 위해 4천여평의 부지에 골재를 깔고, 무대에 2대의 대형 멀티스크린을 설치하는가하면, 발파 사진 1장을 찍기 위해 대형가림막을 만드는 행정에 대해 한 시민은 "혹한기에 빗속에서 추위에 떨고 시민들에 대한 배려는 없고, 전시행정만 요란한 행사를 보니 미개한 빈국 아이티 만도 못하다"고 비꼬았다.

  반면 시는 이날 행사에 대해 "새만금시대 동북아 경제산업 도시로의 힘찬 비상의 나래 펴는 역사적인 기공식을 개최했다"는 요지의 보도자료를 내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