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신부전증으로 고통받는 보람이에게 엄마가 자신의 신장을 주고 싶지만, 수술비가 문제다.

 비운의 주인공은 송보람양(12·용지중 1학년)으로 고통이 찾아온 것은 6년전 청운초등학교 1학년때이다. 얼굴이 붓고 배가 나와서 병원에 갖더니 'IGA신증후군'이라는 희귀병판정을 받았고, 상태가 좋지않아 전북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서 1년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후, 정기적인 약물치료를 하면서 그런대로 병세가 호전되는 듯 했다. 신장 2개중 1개는 기능을 잃었지만 나머지 1개가 어느정도 버텨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월 구토와 함께 왼쪽 팔과 다리에 마비증상이 오고, 코피가 멈추지 않아 다시 병원을 찾았더니 나머지 신장 1개마저 기능을 상실한채 만성신부전증으로 진행돼버린 상태였다.

  이제는 이틀에 한번꼴로 혈액투석을 해야하고, 매일 4차례씩의 복막투석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린 보람이가 견디기에는 너무나 큰 고통이지만 보람이는 씩씩하게 치료를 잘 받아내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투석만으로 생명을 연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신장이식수술이 시급하고도 절실한 상황이다. 보람이의 부모는 신장이식센터 등 다방면으로 신장을 구하려고 애써봤지만 어린이라서 맞는 신장을 구할 수가 없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보람이의 엄마 이은실씨(43)가 나섰다. 진즉 이식에 따른 면역 적합성 여부를 검사해보고 싶었지만, 보람이와 엄마의 검사비용이 각 300만원씩 600만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보람이의 아빠는 막노동을 하고 있었고, 엄마는 호떡장사를 하며 생계를 유지해 왔었다. 보람이네는 위로 16살과 14살의 오빠 둘이 있고 보람이 아래로도 7살짜리 여동생이 있다. 4남매를 둔 가난해도 다복한 가정이었지만, 6년전 보람이의 발병으로 치료를 위해 돈이 될만한 것은 모두 팔아버린 상태여서 생계마저 막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람이의 부모는 딸을 살려보겠다는 일념으로 여기저기서 돈을 융통해 엄마가 검사를 받아보기로 한 것이다. 혈액형, 항 백혈구 항원, 교차 반응 검사 등 면역 적합성 여부를 확인한 결과 다행히 이식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막노동을 하고 있는 보람이 아빠도 허리와 목 디스크가 심해 생활보호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병원비에 대한 부담은 조금 줄일 수 있었지만, 아이들 양육과 병수발로 심한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다. 

  보람이의 수술비만해도 1500만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가난한 부모는 천진한 보람이를 볼 낯이 없다.

  이러한 보람이의 고통이 계속되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이번에는 보람이의 오빠 성민이마저 당뇨병으로 고통을 받게됐다. 덕암정보고 1학년에 재학중인 성민이는 혈당수치가 무려 432를 기록해 10일간 입원을 했다. 정상 혈당수치가 80 ~140 mg/dl임을 감안하면 끔찍한 일이었다.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아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성민이는 매일 4차례씩 스스로 자신의 몸에 주사를 놓으며 생활하고 있다. 학교급식도 먹지 못하고 매일 엄마가 싸주는 도시락을 먹어야 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두 자식에게 하필 이러한 고통이 온 것에 대해 부모는 하늘을 원망할 겨를도 없다. 4남매의 자식을 간병하랴, 도시락 챙기랴, 집안일 도보랴 눈코뜰새 없기 때문이다.

  집안일 때문에 아빠와의 간병교대를 늦게 온 엄마에게 보람이는 환한 얼굴로 안긴다. 고통의 투석치료는 씩씩하게 이겨내지만, 천상 해맑은 아이의 모습이다. 

  주위의 따뜻한 온정이 이어져 보람이의 미소가 건강하게 계속됐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보람이 아빠 연락처: 010-9112-5336, 김제시민의신문사 ☎063-544-0401)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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