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 단체가 참여한 '김제시민사회단체연합'이 시청 본관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건식시장에게 "남성고 총동창회장이 우선이면 시장직을 사퇴하라"로 촉구했다.

 전북도교육청이 지난 5월 익산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를 자사고로 지정했으나, 새로 취임한 김승환 교육감이 "교육의 양극화·계층화를 초래하는 특권 교육에 반대한다"며 지난 9일 자율고 지정·고시를 취소했다.

  자사고 지정취소가 예정된 당일 도교육청앞에서는 익산남성고와 군산중앙고 동문들의 궐기대회가 있었고, 남성고총동창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이건식 시장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김제사람사는세상(상임대표 이봉원)과 전교조 김제지회(지회장 이윤재), 김제농민회(회장 박흥식), 김제여성농민회(회장 안계순), 공공노조 사회보험지부 김제지회(지회장 박경민), 민주노동당 김제시위원회(위원장 박용환)가 참여한 '김제시민사회단체연합'은 지난 10일 시청 본관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건식 시장이 김제시장이라는 신분을 망각한 채 자신의 모교인 남성고를 자율형 사립고로 만들기 위해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며 "이시장의 김제교육 발전을 위한 정책은 단순히 인기를 얻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건식 시장이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김승환 교육감은 친 전교조 성향이며, 전교조는 법질서를 무너뜨리고 천인공노할 과오를 저질러 왔다고 말하는가하면, 전교조를 근거없이 친북좌경세력이라고 낙인 찍고 김승환교육감이 친전교조 성향이므로 자기 모교의 자율고 지정이 철회되었다고 말했다"면서 "이러한 논리적 비약에서는 김제시장이라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이며, 김제시민의 정치수준을 무시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발언이기에 김제시민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같은날 오후 전교조 전북지부도 이건식시장을 '허위사실 적시 등에 의한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전주지방검찰청에 정식 고소했다. 

  전교조측은 "이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전교조가 참교육이란 미명하에 이 나라의 교육을 파탄으로 일으켜왔고, 공산·사회주의 발상지인 소련에서 조차 버려진 좌경화 사상, 친북 사상을 학생들에게 오염시키는 천인공노할 과오를 저질러 왔음'이라고 규정했으며, 도교육청 앞마당에서 발언을 통해 '동족상잔의 6.25전쟁을 도발한 김일성, 김정일 집단을 고무 찬양하는 천인공노할 과오을 저지르는 전교조'라며 공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전교조와 조합원들의 명예를 실추하고 모욕했다"고 주장하고, 이시장에게 "김제시의 발전과 김제교육의 조력자로서의 공적 직분에 충실하라"고 충고했다.

 민노당 전북도당도 논평을 통해 "김제는 익산과 인접하여 익산 남성고가 자사고로 지정될 경우 신입생을 도 단위로 모집하게 됨으로써 김제의 유망학생 유출문제가 직격탄이 될 것이 자명한데도 이 시장은 시장으로서의 책무보다는 사적 지위인 남성고 총동창회장으로서 도교육청에서 궐기대회를 선동하는 등 김제시민과 전북도민이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태가 확신되자 이건식 시장은 다음날인 1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시장은 회견문을 통해 "최근 남성고 자율형 사립고 지정취소를 철회하라는 규탄대회에 총동창회장으로서 참여했고, 그 와중에 시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전제하고 "남성고와 군산중앙고가 자율형 사립고로 지정돼 입학설명회를 마치고 추후 일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김승환 교육감이 취소하겠다고 밝혀 혼란에 빠졌으며, 남성고 총동창회 이름으로 교육감의 잘못된 교육관을 지적하고 바로잡고자 나섰던 것으로 김제시장으로서 본연의 임무는 결코 소홀함이 없었다"고말했다. 또 "이제 도교육청, 학교재단, 교육과학기술부간 법률적 판단의 결과로 해결될 것이므로 더 이상 개입은 하지 않고 법적인 판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전교조 등 진보단체에 대해 부정적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판단보다는 그동안 사회적으로 이슈화되어 많은 언론매체를 통해 발표된 것이며 진정한 교육의 백년대계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의 표현이였으므로

다른 뜻으로 와전되질 않기를 바란다"며 "김제시민의 지지에 보답하고 새로운 김제100년 초석을 다지는 데 신명을 다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이시장이 서둘러 진화에 나섰으나 단체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김제시민사회단체연합은 이시장의 회견 내용에 대해 "시민에 대한 사과는 인정하지만, 김제시장으로서 진행해온 김제의 교육정책과 자신의 모교를 자사고로 만들기위한 행동이 이율배반적인 행동임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며, 자신의 그릇된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내용이기에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난 17일 시청을 방문해 시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시장을 만나지 못하자, 김제농민회 사무실에서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오는 25일까지 시장측으로부터 연락이 없을 경우 전교조에 대한 사과요구와 함께 김제시장직이나 남성고동창회장직 중하나를 선택하라'는 내용 등으로 시민 대상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남성고 총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이건식 시장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각종 언론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많은 시민들은 우리시의 이미지 실추를 우려하면서이시장이 지역의 산적한 현안문제 해결에 몰두할 것을 원하고 있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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