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평통김제시협의회 전 회장 송승영

 백두산은 중국에서는 장백산으로 불리고 있으며 해발 2750미터의 휴화산으로써 우리 민족의 개국설화가 서린 곳이요, 일제 강점기엔 민족독립을 위한 투쟁의 흔적이 배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이름 모를 꽃과 풀과 바위들이 역사 속에서 함께한 우리 민족의 이야기를 품고 있으며 압록강, 두만강 발원지이자 백두대간의 시발점으로 우리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8월 26일부터 30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북한과의 국가체계가 유사한 중국의 경제·문화 체험을 하는 한편 북한 인접 지역을 방문 답사하여 북한 이해도를 높이므로써 경직된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고자 민주평통김제시협의회가 개최한 '통일 현장 워크숍'에 참가하여 백두산을 다녀왔다. 이번 워크숍에는 자문위원, 도·시의원, 통일무지개 회원 및 시장과 관계자 등이 참가했다.

  필자는 그동안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하여 평양, 북고성(금강산), 개성 등을 십여 차례 방문하여 지원품을 전달한 바 있다. 그런 기회를 통해 북한 당국자 및 주민들을 만나 대화를 하면서 북한에 대한 이해도를 높혀 왔다. 하지만 남북대화 단절로 인하여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할 수 없어 아쉬웠는데 마침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방문 일정이 잡혀 있어 기꺼이 참가하게 된 것이다.

 첫 날은 새벽 6시 반에 집결 출발하여 인천공항에서 1시 비행기에 탑승, 1시간 20분 만에 첫 방문지인 대련(大連)에 도착했다. 대기하고 있던 중국산 30인승 버스에 승차 4시간여를 달린 뒤 동항에 도착 저녁 식사 후 숙박을 하였다. 이동하는데 하루를 완전히 소비한 셈이다. 

 대련은 역사적으로 안중근의사가 숨진 여순 감옥이 있었던 곳이라 서거 100주년을 맞이하여 그 감회가 새로웠다. 밤에 중국 TV뉴스에서 북한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하여 후진타오 주석과 포옹하는 장면을 보며 당시 방북 중이던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은 뭘 하고 있를까 궁금했다. 아무튼 서로의 목적은 달랐지만 같은 날 중국을 방문하여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둘째 날은 6시 기상하여 7시 반에 버스에 올라 집안으로 이동을 하였다. 여행사 안내로는 5시간 반 걸린다는 거리가 무려 7시간이나 결렸다. 더군다나 도로 중간에 산사태가 있어 통행이 어려웠는데 먼저 도착한 다른 여행객들이 토사를 치워준 덕분에 우리 버스는 별 고생 안하고 통행하는 행운도 있었다. 우연하게도 그 분들은 성남시 평통자문위원들이어서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한편 집안시는 길림성 퉁화시의 현급 시로써 북한과 압록강을 통해 맞닿아 있고 고구려의 수도였던 국내성이 있던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식 후 200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무덤군과 광개토대왕비, 호태왕릉, 장군총, 환도산성 등 고구려 유적지를 돌아보았다. 광개토왕비는 고구려 제20대 장수왕이 아버지 광개토대왕을 기리기 위하여 서기 44년에 건립하였다한다. 비문은 1775자의 한자로 새겨져 있으며 그 내용은 건국신화, 정복 위업과 영토 관리 그리고 관리인 신분에 대한 기록이라고 한다. 고구려가 망한 뒤 오랜 세월 동안 이끼만 잔뜩 끼어 있어 글자가 있는지 조차 몰랐었는데 1883년 일본 첩보 장교가 비문의 내용을 소개하므로써 재발견 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고구려 역사가 재조명 되었지만 일본이 비문을 조작하여 한반도를 지배하였다는 '임나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귀중한 유산이 모두 우리 조상들의 것이었는데 이제는 빼앗겨 버려 돈을 주어야 만이 볼 수 있고 사진도 제대로 못 찍는 현실을 겪으면서 나라 잃은 서글픔과 통일의 절실함을 새삼 느꼈다. 무거운 마음으로 2시간 반 정도 이동하여 숙박지인 통화시에 도착하였다. 이동 거리가 워낙 멀어서 저녁 먹는 시간이 10시경이라 모두 지쳐있었다.(다음호에 계속)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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