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강진주
부안여고 1학년

수면위에 물방울이 떨어져
파동이 일 듯
태양은 하늘에 붉은 파동을
새기며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고
깊고 깊은 어둠은
지평선 위에도
금산사의 앞마당에도
벽골제의 돌기둥에도
이름 모를 들판위에도
은빛 실타래와 함께 내려앉아
지나간 시간을 은은하게 비추어 내린다.

어둠이 내려앉은 숲속은
나무들이, 바위들이
지나온 시간을 상기하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달과 하늘과 땅은
그저 지나온 세월을 기억할 뿐이다.

시간이 흘러 하늘의 은빛실타래와
어둠이 거두어지고
지평선이 다시 쪽빛으로 물들어 갈 무렵
지나온 시간의 기억은 책장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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