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국립중앙박물관 1층 소강당에서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주최로 '새만금지역의 합리적인 행정구역 결정방안'에 관한 세미나가 있었다. 

  김안제 한국자치발전연구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서는 ▲성신여대 양보경교수가 '고군산군도 역사지리와 해상경계'에 대해, ▲부경대 차철표교수가 '새만금지역 공동어로 구역 조명'에 대해, ▲성신여대 박경교수가 '해상경계선의 의미와 새만금사례에 대한 시사점'에 대해, ▲원광대 이양재교수가 '새만금지역의 합리적인 행정구역 결정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를 했다.

  본지는 이번호부터 4명의 교수가 발표한 내용을 1명씩 4회에 걸쳐 요약해 싣는다.

▲ 성신여대 양보경교수

  2010년 새만금방조제가 준공되면서 고군산군도는 방조제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게 됐고, 새로운 땅이 생기고 지형이 변하면서 땅은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됐다.

  『세종신록』「지리지」는 군산이 옥구현 북쪽에 있는 진포에 있다고 기록하고 있고, 이곳이 바로 오늘날 군산이다. 『성종신록』에는 옥구 군산포라고 라고 기록했다. 옥구에 군산포가 설치되었으나 섬이름은 여전히 군산도라 불렸던 것으로 보인다. 

  옥구현의 군산포와 달리 군산도는 만경현 소속이었다. 조선전기 기록인 『세종신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군산도는 만경현 기록에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명칭은 군산도라 불렸고 이러한 사실은 『조선왕조신록』에도 여러곳 나타나고 있다.

해상경계 매우 불합리

  서남해안 도서들을 모아 섬으로로만 이루어진 군을 설치한 것은 1896년 2월이다. 칙령 제13호에 의해 전국적인 지방제도 개정이 실시되면서 설치된 군은 지도군(나주, 영광, 부안, 만경, 무안등 5군의 98島 19嶼), 완도군(영암, 강진, 해남, 장흥 등 4군의 48島 52嶼), 돌산군(흥양, 낙안, 순천, 광양 등 4군의 52島 17嶼) 등 3개의 도서군이었다.

  만경군의 관할인 고군산군도가 현재 신안군 도서와 영광군 소속 도서 및 부안군 소속의 도서들과 함께 지도군에 편입됐다.

  1914년 부·군 통폐합으로 전라북도는 폐군 14, 신설 1개군으로 1부 14군(완주, 익산, 옥구, 김제, 정읍, 고창, 남원, 순창, 임실, 장수, 진안, 무주, 부안, 금산)이 됐다. 전라북도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행정구역 조정은 전라남도 지도군 폐지에 따라 충청남도의 어청도와 전라남도 지도군의 고군산군도를 전라북도 옥구군에 편입시킨 것이다. 1896년까지 만경현이 관할이던 고군산군도 일대 바다가 만경현 대신 거리가 먼 동북쪽에 있는 옥구현에 편입된 것이다. 군산을 의도적으로 성장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당시의 해상경계는 매우 불합리한 것이었다. 특히 행정구역이 주민의 생활권이나 문화권의 측면에서 더욱 그러했다.

19세기 말까지 만경현의 땅

  고군산군도 일대는 고대부터 황해의 교통로의 요충지 중의 하나였다. 통일과 평화의 시대를 전망한다면 이 지역은 미래에 더욱 중요성이 증대될 수 있는 지역이다. 새로운 경계를 설정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고군산군도 일대 바다는 전통적으로 지금의 군산, 김제, 부안이 공유했던 곳이다. 또한 이 지역은 금강, 만경강, 동진강 등의 하천 수계가 모여 바다에서 합해지는 곳이다. 하천은 분리와 통합의 두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으나, 지역간의 경계 기능도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월경지(越境地)라는 특수한 행정구역을 두면서까지 바다로의 출입구를 확보하는 전통이 있었다. 전통시대에도 바다에의 접근은 그만큼 중요했던 것이다. 20세기 초 외세에 의해 강제되었던 경계를 관습이고 관행이라 한다면, 19세기 말까지 만경현의 땅이었고 생활권이었던 고군산군도 일대의 역사적, 문화적 전통은 더욱 근본적이고 중요한 관행이자 정통성이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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