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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자치발전연구원(원장 김안제·서울대 명예교수)이 주최하고 국토지리학회,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한국지역개발학회, 새만금공동발전범시민위원회가 후원한 「새만금지역의 합리적인 행정구역 결정방안」에 관한 세미나가 지난 27일 국립중앙박물관 1층 소강당에서 있었다.

  지난해 4월 새만금방조제가 준공되고 바다가 육지로 변하면서 발생되는 자치단체간 경계의 문제는 해결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대두돼 왔다.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우리시와 군산시·부안군 등 세 기초자치단체의 이해관계 및 전라북도의 입장과 정부의 입장 등 어떻게 보면 풀기 어렵게 보이는 실타래와 같은 난제를 앞에 두고 상생의 해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시점에서 이번 세미나가 갖는 의미는 더욱 컸다.

  김안제 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우리나라 국토 및 도시정책의 대가이자 전 국토연구원 원장인 경원대 최병선교수의 축사와 함께 시작됐다. 

  세미나의 제1주제는 <새만금지역의 역사와 현재>를 고찰해보는 시간으로 가장 먼저 성신여대 양보경교수가 '고군산군도 역사지리와 해상경계'에 대해 발표했고, 이에 대해 오상학 제주대 교수와 전종한 경인교육대 교수가 토론을 벌였다.

  다음으로 '새만금지역 공동어로 구역 조명'에 대해 부경대 차철표교수가 발제를 하고, 배영길 부경대 교수와 장학봉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국제해양독도연구실장의 토론이 있었다. 

 제2주제인 <새만금지역 행정구역 결정의 합리적인 방안>에 대해서도 2명의 교수가 나섰다.
  먼저 성신여대 박경교수가 '해상경계선의 의미와 새만금사례에 대한 시사점'에 대해 발표했고, 이석용 한남대 교수와 최진모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계장이 이에 대한 토론을 했다.

  다음으로 '새만금지역의 합리적인 행정구역 결정방안'에 대한 원광대 이양재교수의 발제와 김병국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이상호 한밭대 교수의 토론이 있었다.

  성신여대 양보경교수는 <새만금지역의 역사와 현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고군산군도 일대 바다는 전통적으로 지금의 군산, 김제, 부안이 공유했던 곳이며, 금강, 만경강, 동진강 등의 하천 수계가 모여 바다에서 합해지는 곳이므로 하천은 분리와 통합의 두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으나, 지역간의 경계 기능도 가지고 있다"면서 "19세기 말까지 만경현의 땅이었고 생활권이었던 고군산군도 일대의 역사적, 문화적 전통은 더욱 근본적이고 중요한 관행이자 정통성이라는 것을 망각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부경대 차철표교수는 <새만금지역 공동어로 구역 조명>에 대한 발제를 통해 "오늘날 바다는 어촌 소득과 고용창출, 다양한 관광자원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김제시의 경우 해상경계선에 의해 더 이상 바다를 갖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로 남을 위기에 처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인정하고 "이러한 때에 지방자치단체의 해양공간 상실은 지역 경제의 침체를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매립으로 인하여 바다와 해안을 상실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오지 않도록 새로운 해상경계선의 획정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성신여대 박경교수는 <해상경계선의 의미와 새만금사례에 대한 시사점>을 주제로 "김제시 진봉반도 앞으로 돌출하여 간척된 육지부는 최초의 지형도인 구한말 지도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쳐 1960년대까지 김제시로 인정·표기된 하구형 사주(모래섬)로서 김제시의 관할로 인정되고 있으며, 현재도 육지부의 연장이기 때문이며, 이를 성토하여 간척한 부지는 김제시의 관할로 지정되어야 마땅하다"고 판단하고 "동진강과 만경강의 수로를 그대로 유지하는 정책을 택한 새만금의 경우 김제시의 관할로 두어 어민 뿐 아니라 새만금으로 상징되는 더 넓은 경제권으로 진출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라북도 전체의 경제와 나아가 서해안시대를 여는 데에 매우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원광대 이양재교수는 <새만금지역의 합리적인 행정구역 결정방안>이라는 발표를 통해 새만금지역이 기존의 해상경계선을 따라 관할행정구역을 나누어서는 안되는 이유(새만금지역의 특수성)와 어떻게 하면 새만금지역에 대한 합리적인 행정구역 결정을 이룰 수 있는지 여러 방안을 통해 논거를 제시하고 "김제시의 주장과 일치하는 안이 가장 타당한 주장"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2014년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맞물려 행정구역의 변화가 예상되고, 행정안전부에서 향후 새만금 전체 지역에 대한 관리체계를 검토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세미나는 정부에 해법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

  바다를 매립해 생기는 신생 매립지의 행정구역 결정을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 심판에서 종전에는 관습적인 해상경계선으로 판결을 내렸으나, 전문가들이 세미나를 통해 해상경계선의 비효율성과 불합리한 점을 강조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특히 지난 2009년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헌법재판소의 해상경계선 판결 효력이 상실된데다 해당분야에 객관성과 전문성을 가진 교수들의 발표내용이 우리시의 주장과 많은 부분에서 일맥상통하면서 우리시의 '새만금 우리몫 찾기'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 '새만금지역의 합리적인 행정구역 결정방안'에 관한 세미나가 한국자치발전연구원이 주최로 국립중앙박물관 1층 소강당에서 있었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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