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휴…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고… 누군가 한명이 총대를 메야될 것 같은데…"

  우리 지역 내 치킨업소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고기·야채 등 각종 식재료들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간 상태. 이에 따라 각 음식 업소들에서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닌 비슷한 수준은 맞추어야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와 달리 대부분의 치킨 업소들은 가격을 올리지 못한 상태다. 대부분이 체인점 형식으로 운영되다보니 본사의 전달사항도 체크해야되는 등 중화요리·한식당 등 독자적인 음식점들과는 입장이 조금 다른 상황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는 의견이 많다. 아무리 체인점이라 하더라도 모든 것을 본사지시에 따르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가게가 자리가 잡히면 업소 주인들에게도 자율권이 주어지므로 지역적 특성에 맞게 유동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이 즐겨먹는 먹거리다보니 단돈 500원만 올라도 사람들 반응이 달라져요. 다른 것은 몰라도 치킨값 500원에는 민감한 것이 현실입니다"

  식재료 값이 상승한 것에 맞춰서 가격을 올리기 힘든 이유다. 더욱이 체인점들은 브랜드 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른지라 일반 음식업소들처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통일시키기도 어렵다. 

  물론 현실에 맞게 치킨업소 사장이 자율적으로 본인 가게의 가격을 올리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지역 내에 워낙 비슷한 업소들이 많은탓에 혼자만 가격을 올렸다가 혹시나 있을지 모를 이후의 후폭풍이 두려워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업소에서 가격을 올리면 슬그머니 따라서 올릴 생각들은 갖고 있지만 먼저 나서서 총대(?)는 메기 싫은 것이다. 

  치킨 업소는 한 마리를 팔아서 얻을 수 있는 이익금이 거의 정해져있다. 좀더 저렴한 루트로 재료를 공수해 이익금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다른 음식점들과 달리 체인점과 나눠야하는 몫이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수익 조절이 사실상 힘들다. 그런 상황에서 재료값만 올라간 상태인지라 실질적인 이익금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지역 시장에 비해 치킨집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는 각 치킨 업소 주인들도 공감(?)하는 사항이다. 유명브랜드를 활용하는 체인점형식을 갖고 있는지라 장사 초보들도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인해 소위 찢어먹는 형태로 시장이 돌아가고 있다. 가격 상승을 놓고 서로 눈치 보는 현실도 가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생겨난 폐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머지않은 시간 내에 치킨 업소들 중 상당수는 문을 닫고 다시금 적당한 숫자로 정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어차피 이익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이 장사인지라 수입이 신통치 않으면 계속해서 끌고 가기 어렵다. 버틸 수 있는 업소들만 남는 것이다.
  과연 식재료 상승과 과포화 현상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치킨 업소들의 한숨은 언제나 그칠 수 있을지, 소리없는 전쟁의 결말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수 시민/객원기자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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