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근 금만농협장의 중도 사퇴를 부른 만경농민회와 오 전 조합장간의 공방이 선거를 앞두고 더욱 가열되고 있다.

  오인근 전 조합장은 지난달 19일 조합원들에게 서신을 통해 "취임 이후 금만농협의 투명한 회계질서와 공정한 사업관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사업지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해왔다"고 밝히고 "취임 직후 어느 누구한테도 업무보고를 받지 못한 채 업무를 시작했으며, 많은 시간을 업무파악에 투자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또 "현재의 이사회는 구성원간의 반목이 도를 넘어서고 있으며, 감사 두 분도 사고처리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금만농협의 발전보다는 조합원들의 불신과 분열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면서 "조합장으로서 일련의 상황을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느끼며, 10여개월의 남은 임기에 안주하기 보다 비장한 각오로 4월 21일자로 사표를 제출하고 재신임에 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만경농민회도 '금만농협 조합원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금만농협은 2009년도 사업예산 대비 59%의 실적일 뿐 아니라 지난해 말 농협중앙회 진단결과 양호는 11%에 불과했다"고 밝히고 "취임 후 어느 누구에게도 업무보고를 받지 못했다면 자질과 능력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오인근 전 조합장은 지난달 28일 시청브리핑룸에서 도내 일간지기자들을 대상으로 "금만농협 조합원의 화합과 금만농협 발전을 저해하는 불손한 세력에는 단호하게 맞서겠다"는 요지의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전해지자 다시 만경농민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만경농민회는 "금만농협 오인근 전 조합장이 임기 10여개월의 잔여임기가 남은 시점에서 전격 사표를 제출하고 재신임에 임하고자 한다며 눈코 뜰 새없이 바쁜 농번기에 4년여 임기가 보장된 조합장 선거체제로 만들었다"고 비난하고 "만경농민회 전·현직 간부 및 특정인을 중심으로 금융거래내역 조회가 확인된 횟수만 무려 600건을 상회하고 그 중 전 조합장이 직접 300건 이상을 조회 했으며 공휴일은 물론 성탄절에도 100건 이상의 고객통장을 조회한 목적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금만농협 발전을 저해하는 불손한 세력이 누구인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만일 허위사실을 유포하였다면 당연히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기자회견을 악용하여 조합원들로부터 동정심 내지 분개심을 유발시켜 선거에 유리한 영향을 끼칠 목적이었다면 그에 대한 도덕적 책임은 물론 법적책임도 감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외에도 '투명한 회계질서와 공정한 사업관리는 농협이 지켜야할 숙명의 과제이자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고 강조한 오 전 조합장에 대해 "법으로 정해져있는 수익배당금의 20%는 조합원에게 이용고배당을 당연히 지급해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급치 않아 농협중앙회 감사에서조차 회계상 규정위반 지적을 당했고 조합원 배당금을 농협수익으로 회계처리한 부당한 처사가 과연 투명한 회계처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선거를 앞두고 오인근 전 조합장과 만경농민회의 공방이 지역간 분열을 부추기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이 깊어지고 있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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