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말도 말아요. 죽겠어요. 마지못해 하는 것이지, 다른 무슨 뾰족한 수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때려치고 싶다니까요."

  우리 지역내 상인들을 대상으로 "장사가 잘되느냐?"를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힘들다고 답하고 그중에서 절반 가량은 어쩔 수 없이 버티고있다고 대답한다. 그만큼 우리 지역경기는 예전에 비해 많이 죽어있다. 특히 홈플러스에 이어 롯데수퍼까지 생기면서 지역상권은 더욱더 위축될 것이다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될 사람은 되고 안될 사람은 안 된다'는 오래된 격언처럼 아무리 경기가 나빠도 장사가 잘되는 업소가 있는가하면 호황기에도 어려움을 겪는 상인이 나오기 마련이다. 어떤 전략을 가지고 어떻게 장사를 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상황은 변할 수 있다.

  일단 5년 이상 지역 내에서 뿌리를 내리고 장사를 하는 업소들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그 기간동안 꾸준히 장사를 계속하고있다는 것은 그만큼 노하우나 손님층에서 안정적인 기틀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 문제는 신규업소나 장사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업소들이다. 

  특히 음식점같은 경우는 하루하루가 민감하다. 음식재료들 같은 경우는 하루만 지나도 쓰기 어려운 품목들이 많은지라 당일 매상에 따라 업주의 표정이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상황에서 매상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음식점들 같은 경우 시간대의 차별화도 어느 정도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지역은 오후 8시만 넘어서면 음식을 배달시켜먹을 곳이 거의 없다. 10시정도면 직접 가서 먹을 곳도 찾아보기 어렵다. "도대체 저녁에 밥먹을 곳이 없다"는 시민들의 불평도 언뜻 이해가 간다. 거기에 폐점시간이 가까워져 식사를 하고있으면 간판 불을 끄거나 앞에서 청소를 하는 등 대놓고 손님을 쫓아내는 문화(?)가 자리잡혀있다는 지적이다. 조심스럽게 양해를 구해도 시원찮을 판에 이러한 것들은 일상화되었다. 도시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다. 

  물론 업주들 입장에서도 할말은 많다. 수요가 많으면 늦은 시간까지도 영업을 하겠지만 그게 여의치 않은지라 일찍 문을 닫는 경우가 잦다. 어찌보면 서로간의 악순환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신규업소들 같은 경우는 바로 이러한 점을 이용해도 괜찮을 것이다. 다소 일찍 문을 열지 못한다해도 폐점시간을 넉넉하게 두어 늦은 시간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주고객층으로 삼는 것. 일단 그곳에 가서 늦게까지 밥과 술을 먹을 수 있다고 인식되면 나름대로의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시간대 차별전략을 통해 재미를 보는 업소들도 상당수 발견된다. 어차피 야간에는 주차문제도 심각하지 않은지라 일단 알려만 진다면 적지 않은 손님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24시 분식점은 예외로 친다 해도 일부 해장국집과 호프·통닭집 등은 아예 새벽 시간대를 타깃으로 삼기도 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전략에도 어느 정도 세분화가 필요하다. 남들이 많이 하는 것보다는 자신들만의 메뉴를 다룰 필요가 있고 이른바 장사 '목'도 중요하다. 얼마전 도시권의 브랜드를 들여와 야심차게 시작한 야간 음식점은 예상외로 저조한 실적을 올리며 금새 문을 닫고 말았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에서 싸고 푸짐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가게 안이 너무 비좁아 소음이 너무 컸고 설상가상(?)으로 바로 옆에 파출소가 자리잡고있어 업소를 찾는 손님들이 불편함을 느꼈다는 지적이다. 연일 한숨소리가 커지는 요식업계, 하지만 전략만 잘 짠다면 충분히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김종수 시민/객원기자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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