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35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드라마세트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투지비용에 비해 효과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는 모악산도립공원의 관광진흥을 명목으로 금산면 금산리 112번지 일원(눈썰매장 아래, 신축 관광호텔옆) 3만3076㎡(약 1만평)부지에 3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건물 2365㎡(약 715평)을 건축하는 방송사 드라마세트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예산 35억원은 설계 및 용역비 3억원, 세트장 건립비 30억원, 기타 2억원 등이며, 별도로 토목공사비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는 SBS가 기획하는 역사드라마 '대풍수'(가칭)로 국운이 쇠한 고려말을 배경으로 이성계의 조선 건국과정과 풍수지리, 명당, 사주, 관상과 관련된 세트장으로 전해진다. 고려말 개경의 대궐내 건물과 기와집, 초가, 저잣거리 등을 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는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동양철학 테마 드라마파크 조성, 사주·풍수 컨설팅 등 예약형/체류형 관광지 조성, 누각을 중심으로 하는 축제행사, 특화된 종교 풍수 주제의 체험, 전시공간 확보 등을 꾀하고 있다.

  시는 드라마세트장 건립을 위해 우선 이번 추경에 5억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고 내년 본예산에 30억을 반영할 계획이지만,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드라마가 상영되는 동안 반짝특수가 기대되지만, 종영되면 금새 잊혀지는 드라마 특성상 지속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는 어려움이 크며, 수십억원을 들여 어렵게 조성해 놓고도 후속 투자 여력이 없어 아까운 혈세만 까먹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역경제에 효자노릇을 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시간이 갈수록 관광객 감소와 적자운영 폭이 커지면서 애물단지로 취급받고 있는 드라마세트장이 부지기수다.

  도내의 경우를 보면 2006년 익산시가 24억원을 들여 지은 '서동요' 세트장은 수입은 없고 관리비만 축내자 조성한 지 3년여만에 철거됐다.

  '불멸의 이순신' 촬영장이었던 부안군 석불산영상랜드도 도비 1억, 군비 2억원 등 총17억원이 투입됐으나,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고 연간 5천여만원이상의 관리비만 들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시가 2005년부터 중구와 옹진군 섬 지역에 모두 4개의 드라마 세트장을 유치하고 총 27억원의 시비를 지원했으나 이들 대부분이 혈세만 축낸 채 방치되고 있고, 순천시가 63억 원을 지원해 만든 드라마 세트장도 하루 관광객이 200명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4억을 들여 조성한 충북 제천의 '태조 왕건' 세트장도 그간의 수입은 미미한데 비해 운영하면 할수록 혈세만 새는 애물단지로 전락한지 오래다.

  전국 대부분의 드라마세트장이 이 같은 상황이어서 우리시의 계획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실리없는 명분에 파묻혀 유치한 세트장의 대부분이 수입은 쥐꼬리인 대신 유지 및 보수관리 등에 필요한 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드라마세트장이 이건식 시장의 임기중에는 빛을 발할지 모르겠지만, 차기 시장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음을 감안해 시의회도 예산심사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시가 금산사 매표소 부근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드라마세트장 조감도.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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