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체인점, 그러나 꼭 끌려 다닐 필요는 없다?'

  바야흐로 체인점 시대가 도래했다. 빵집, 치킨집, 족발·보쌈집, 피자가게 등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들의 대부분은 대형 체인점들이 접수한지 오래다. 싫든 좋든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할 수 있는데 다소 시골 쪽에 속하는 우리 지역 역시 이런 부분에서는 도시권과 다를바 없다. 

  이러한 추세는 특히 사업을 구상중인 예비 창업주들이라면 필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 지역같은 경우는 도시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업군이 다양하지 못하다. 일자리를 구하려면 못 구할 것도 없겠지만 각자 나름대로의 눈높이를 갖고 있는지라 쉽사리 현실과 타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내에 정착하려는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장사다. 눈높이에 맞는 직장이 많지 않은 가운데 그나마 의욕을 가지고 덤빌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 '장사는 아무나 하냐'는 말도 있기는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중 대부분은 자신이 안될 것이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일단 확실한 기술이 없다고 감안했을 때 초보 장사꾼들이 가장 먼저 덤비는 분야는 단연 먹거리다. 아무래도 예전에 비해 가정 경제가 좋아지면서 외식문화가 많이 도입됐고 그런 가운데 먹거리 시장은 나름대로 불황을 모르는 노른자로 성장했다. 위험성도 따르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예나 지금이나 먹는장사는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가장 유혹적인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과 비교했을 때 먹거리 장사는 한층 시작이 쉬워진 것이 사실이다.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음식을 팔기 위해서는 장사 이전에 확실한 기술이 필요했다. 때문에 장사를 마음먹은 이들은 우선적으로 일을 배우기 위해 기존 업소에 종업원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좋아졌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업종을 제외한 빵, 치킨, 피자, 족발등 이른바 간단한 먹거리에 한해서는 '체인점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바로바로 창업이 가능해졌다. 최근 도시권에서는 중화요리나 각종 한정식 등 다소 복잡한 음식들까지 체인점 형태로 바뀌는 모양새인데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우리지역 상륙도 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본점에서는 예비 창업주들에게 가장 빠르고 간단하게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기술과 도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이미 완성품에 가까운 재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기술에 대해 부담이 많은 이들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편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체인점들은 창업주들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쉽고 빠르게 장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적으로 금전적인 부담이 더 큰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간섭의 도가 지나친 경우도 잦은지라 사업중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다는 지적. 체인점들은 오픈 때부터 만만치 않은 금액으로 인테리어를 강요하는 것은 물론 장사를 시작한 이후에도 자신들의 재료나 물건을 은근히 강매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장사에 익숙해진 업주들 같은 경우 이왕이면 우리지역 재료상들을 이용해주려고도 하지만 대부분은 울며겨자먹기로 체인점 본사에서 더 비싼 가격으로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까지 구입하기 일쑤다. 각 지역별로 정해진 여건이 다를 수밖에 없음에도 체인점의 영업방식을 어쩔 수 없이 계속 따르는 경우도 잦다. 

 이에 어느 정도 장사로 자리잡은 베테랑 업주들은 말한다. "시골 도시의 특성상 우리 지역은 꼭 유명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영업과 친절한 서비스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꼭 체인점의 말대로 한다고 장사가 잘되지는 않으니 여러 가지 여건을 충분히 감안해 거부할 것은 거부하고 나름대로 고집도 부리면서 지혜롭게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실제로 체인점 본사에서도 해당 지역에 분점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게 나은지라 해당 업주가 자주적으로 나온다면 여러 가지 부분에서 간섭을 줄이고 양보할 수밖에 없다.

온통 사방이 브랜드 문화가 되어 가는 시점에서 체인점 문화는 분명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하지만 그러기 이전에 지역적인 특성을 잘 감안하고 더불어 본사의 배만 불리는게 아닌 스스로가 제대로 실속을 차릴 수 있는 현명한 운영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김종수 시민/객원기자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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