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이 우리 지역의 또 다른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미력한 힘이나마 최선을 다해 보태겠습니다!"

  1992년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정소영(44)씨는 우리 지역 신풍동 출신이다. 김제중앙초등학교 시절 막연하게 재미있을 것 같아 고사리 손에 라켓을 쥔 이후 김제여자중학교를 거쳐 이제는 명실상부한 한국을 대표하는 배드민턴인으로 자리 매김 했다.

  "당시에는 배드민턴이 제 인생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어요. 그저 힘껏 라켓을 휘두르고 공을 쫓아 땀을 흘리며 뛰어 다니는 재미에 푹 빠졌을 뿐이지요."

  고등학교에 들어갈 당시 신장이 155cm에 불과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소영씨는 타고난 '천재과'선수는 아니었다. 골격도 또래 경쟁자들보다 크지 않고 체력 또한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었다. 

  "노력 밖에 없었죠. 큰 무대로 나갈수록 좋은 신체조건까지 갖춘 잘하는 선수들이 워낙 많은지라 그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그저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었어요. 차라리 잘됐지 뭐에요… 덕분에 자만하지 않고 독기를 품고 죽어라 라켓을 휘둘렀던 것 같아요."

  부단한 노력은 곧 결실로 드러났다. 고3이던 1984년 한국 주니어대표로 선발된 것을 계기로 그해 11월 국가대표까지 빠르게 발탁됐고 여세를 몰아 87년 홍콩오픈 여자복식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기에 이른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운도 많이 따라줬어요. 당시 국내 여자복식에서는 정명희-황혜영조가 유명했는데 정명희 선배가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제가 그 빈자리로 들어가게 됐는데 마침 그때가 올림픽에서 배드민턴이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상태였던지라 금메달까지 이어지게 된 것 같아요."

  처음을 뜻하는 '1'이라는 숫자는 정소영씨와 관계가 깊다. 배드민턴이 정식종목으로 자리잡은 첫 올림픽에서 여자복식 첫 금메달을 딴 것을 비롯 2003년에는 국제배드민턴연맹(IBF)'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정명희와 더불어 국내여자 배드민턴인으로는 처음 이름을 올렸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여성 배드민턴인중에서도 처음이었다. 

 현재 마산에서 거주하며 세 딸의 엄마로 살고있는 그녀지만 배드민턴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식지 않았다. 선수 출신인 남편이 마산 성지여고 감독으로 있는 것을 비롯 해정-소정-유정 세딸 모두 배드민턴을 하고 있다. 큰딸 해정이 청소년대표로 뽑힌 것을 비롯 나머지 두딸 역시 소질이 뛰어난지라 '역시 피는 못 속인다'는 평가다.

  정소영씨는 자신의 고향인 김제의 배드민턴 발전에도 일조하고 싶은 욕심이 많다. 수시로 이곳을 오가는 것을 비롯 최근 지역내 각 학교를 돌며 '정소영 배드민턴교실'을 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다는 것이 쑥스럽기는 하지만 전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참여한다고 하면 좀더 많은 관심을 받을까싶어 앞으로도 틈나는 대로 열심히 활동을 하고싶은 생각이다. 

  사실 그녀는 몸이 좋지 못한 상태다. 갑자기 찾아온 갑상선암으로 인해 수술 후 치료 중에 있다. 어찌 보면 쉬어야되는 상황이지만 힘이 남아있을 때 고향의 생활체육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일부에서는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이런 스타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재용(46) 김제시배드민턴 연합회 사무국장에 따르면 "익산의 김동문 배트민턴장을 비롯 화순의 이용대 체육관 등 각 시군별로 출신 스타를 지역 홍보에 써먹고 있는데, 우리지역은 이런 점에서 아쉬움이 많다"며 지역의 스타 마케팅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 정소영씨는 자신의 고향인 김제의 배드민턴 발전에도 일조하고 싶은 욕심이 많다.

김종수 시민/객원기자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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