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가 자체분석도 없이 효과는 부풀리고 피해는 고려하지 않은 채 업자편에서 백산면 일대 현 김제공항부지에 경비행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시는 지난 15일 전북도에 경비행장 유치를 위한 시범사업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 공항부지는 지난 2005년도에 조성됐으나 감사원의 사업성 재검토 결과에 따라 그동안 방치되어 온 상태로, 공덕면·백산면 일대의 부지 154㏊중 80여㏊를 국토해양부 경비행장 개발시범사업으로 신청한 것이다.

  시가 밝힌 경비행장 규모는 활주로 길이 600m, 폭 18m이며, 사업비 187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청이유는 "경비행장 조성으로 항공기 생산 및 정비관련 시설과 항공제조협동화산업단지 등을 함께 유치해 특성화 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것이다. 또 "인근에 민간육종연구단지(시드밸리)가 위치하고 있어 이에 대한 연계 발전 방안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유치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경비행장에 대해 부정적었던 이건식시장의 입장이 돌변한데에 많은 이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이 시장은 후보시절에도 김제공항건설을 적극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시는 이건식시장을 비롯한 실국소장, 과장급이상 간부공무원을 대상으로 경비행장 타당성 검토 보고회를 열었고, 시의회에 설명회를 갖더니, 주민의견 수렴이나 공청회 등의 절차도 없이 전격 개발제안서를 제출해 버렸다.

  국토해양부는 올초 발표한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 말미에 경비행장을 언급하고 있다.

  우선 개발 여건이 양호한 수도권 지역(경기 안산)과 경남 고성에 시범사업을 검토·추진할 계획이며, 김제공항 부지를 경비행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다.

  안산(시화) 경비행장은 김포공항의 공항운영 효율성 및 안전성 제고, 수도권 지역의 관광·레저 목적이며, 경남 고성 경비행장은 지역의 항공기 제작산업, 교육, 관광·레저산업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경비행장은 국가가 주도하는 사업이 아니므로 일부의 국비만 지원되고, 지자체가 민간기업과 함께 투자해 추진하는 것으로 국토부가 운영계획을 평가해서 승인하는 형태"라는 것이다.

  따라서 공모사업도 아니고 지차체가 요구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시비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활주로 길이 600m, 폭 18m이며, 사업비 187억원을 예상하고 있지만, 이를 용역한 업체는 활주로 길이 1200m, 폭 40m를 필수구조로 제시하고 있다.

  시는 인천공항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고, 민간육종연구단지 연계 발전을 꿈꾸고 있지만 이는 현 여건에서 몽상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토부는 경량항공기를 여객운송사업 또는 관광사업으로 사용할 수 없고, 다만 경량항공기의 조종교육을 위한 비행은 할 수 있다고 「항공법」에 규정하고 있으며, 최대 이륙중량도 600㎏ 이하인데다 조종사 좌석을 포함한 탑승 좌석도 2개 이하로 제한하고 있어 실제로 레저용에 불과하다.

  경비행기는 일반공항에 들어갈 수도 없고, 급한용무로 부정기 소형항공기로 간다해도 사전에 지방항공청장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승인처리기한이 3일이어서, 급할수록 차량이 훨씬 빠른 여건이다.

  비행장이 들어설 경우 소음피해 예상지역에 대해서는 소음피해 규모에 따라 건물 신축 및 증축, 개축이 일체 금지되고, 소음피해가 경미해도 방음시설을 해야 신축 및 증축, 개축 허가가 되는 등 규제가 뒤따르게 된다.

  일반항공기에 비해 안전도가 떨어지는 경량항공기가 교육용으로 자주 이륙하게 되면 인근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하고 소음으로 인한 가축피해도 자명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 1월에도 경북 울진공항 울진비행훈련원 인근에서 경비행기 2대가 항공교육 중 공중에서 충돌해 논바닥에 추락하면서 교육생 2명이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 당시 1대는 국도에서 10여ｍ 옆에 추락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경비행장 건설 소요예산으로 시는 187억원을 예상하고 있지만, 시가 계획한 규모보다 확장돼야하며 국비지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엄청난 시비를 들여야 한다. 

  내년 예산안에 재정자립도가 10.5%에 불과한 우리시는 최근 민간육종연구단지 부지 매입을 위해 158억원의 빚을 얻었다. 이는 노인과 유아를 포함해 시민 1인당 17만원꼴의 빚이다.
  현 김제공항 부지는 우리시가 가장 개발하기 좋은 노른자 땅으로 꼽히고 있다. 업자에 현혹된 정치인의 우매한 판단으로 장차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거위의 배를 갈라서는 안된다는 것이 뜻있는 시민들의 우려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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