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가로질러 거는 불법현수막에 대해 시가 시에 유리한 것은 권장하거나 방치하고, 시에 불리한 것은 즉각 철거하는 이중적 잣대를 적용해 비난이 일고 있다.

  이건식시장 취임 이후 불법임을 알면서도 시정홍보를 목적으로 도로를 가로지르는 현수막이 부쩍 늘었다. 각종 수상이나, 사업 선정시 시는 여지없이 도배질하듯 불법현수막을 걸었고, 이 과정에서 시 관계부서는 관련업체나 유관기관에 현수막값을 부담시키는 관행까지 되풀이 해왔다.

  한번 걸린 현수막은 1개월이상 유지되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다른 용도의 현수막이 걸리면서 대체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시가 불법현수막 게시에 앞장서자, 민간에서도 개인적인 수상이나, 집안의 경사조차 지정게첨대를 이용하지 않고 무작위로 현수막을 내걸어 도시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었지만, 단속은 미미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3일과 10일 공덕면에서는 주민들의 항의속에 시에서 8명이 출동해 두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현수막 철거를 진행했다. 공덕면 주민들이 시가 추진하는 경비행장건설 반대 현수막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 현수막들은 하루도 지나지 않은채 철거되면서 형평성 논란과 함께 시의 이중적 잣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현수막 내용에 관계없이 지정게첨대를 이용하지 않으면 모두 불법인데, 시가 앞장서서 불법현수막을 걸었을 뿐 아니라, 시를 찬양하거나 극히 개인적인 것은 놔두고, 시와 입장이 다르면 즉각 철거하는 것은 지나친 폭정"이라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경비행장을 경항공산업이 오는 것처럼 호도하며 시내에 한달넘게 버젓이 걸려있던 현수막들도 함께 철거됐지만, 다른사안을 홍보하는 현수막은 여전히 남겨둬 시를 궁색하게 만들고 있다.

▲ 농협 김제시지부앞 4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시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먼저 걸려있었고, 경비행장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나중에 걸렸으나, 경비행장 반대 현수막만 하루만에 사라졌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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