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경비행장 추진 과정
2. 김제시의 경비행장 추진 계획
3. 경비행기란 무엇인가?
4. 경비행장 실태와 타지역의 계획
5. 전북도의 허구와 국토부의 입장
6. 경비행장, 약인가 독인가?

  본지는 지난해 11월 현행법과 각종 자료의 분석을 통해 "김제시가 자체분석도 없이 효과는 부풀리고 피해는 고려하지 않은 채 업자편에서 백산면 일대 현 김제공항부지에 경비행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국토해양부는 경비행장 1순위로 김제시를, 2순위로 경남 고성군을 선정했고, 이에 뒤질세라 전북도도 "경비행장에 국비 74억이 지원되고 경비행장이 들어서면 김제시가 많은 발전을 하는 것"으로 홍보를 했다.

  김제시 또한 경비행장 유치를 마치 경항공산업이 오는 것으로 호도하는 현수막을 시내 곳곳에 걸어 시민들을 현혹시킨 바 있다.

  본지는 6회에 걸쳐 김제시의 경비행장 추진과정과 경비행기를 규정한 항공법 등을 토대로 김제시민들에게 경비행장의 진실을 알리고 전북도와 김제시의 발표내용을 검증할 계획이다. 또 과연 경비행장이 우리시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를 시민들이 판단 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현 김제공항 부지는 우리시가 가장 개발하기 좋은 노른자 땅으로 꼽히고 있으며, 경비행장이 자칫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비행기란 무엇인가?

  시는 일방적으로 경비행장 유치신청을 하고 나서 "인근에 민간육종연구단지(시드밸리)가 위치하고 있어 이에 대한 연계 발전 방안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고, 간부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타당성보고에서는 씨앗 수송이나 외국 바이어의 교통편리 등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현행 <항공법>과 <항공법 시행규칙>, <항공법 시행령>을 보면 몽상내지는 거짓에 가깝다. 시민들에게는 마치 소형여객기쯤으로 여겨지도록 하자는 심산인지 모르겠지만, 우리시가 추진하는 경비행장과 관계되는 경비행기는 상업적인 여객운송도, 물자수송도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비행기'는 항공법상으로는 '경량항공기'와 '초경량비행장치'이다.

  항공법에 따른 경량항공기의 기준을 보면 자체 중량이 115㎏을 초과하는 타면조종형비행기, 체중이동형비행기, 경량헬리콥터, 자이로플레인 및 동력패러슈트가 포함된다. 조종사 좌석을 포함한 탑승 좌석이 2개 이하에, 최대이륙중량은 600㎏ 이하, 최대 연속출력에서의 최대수평비행속도가 120노트(Knots) 이하로 제한되어 있다.

  또 '초경량비행장치'란 자체중량이 115㎏이하에 좌석수는 1인승이다. 항공기와 경량항공기 외에 비행할 수 있는 장치로서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동력비행장치, 인력활공기, 기구류, 회전익비행장치, 동력패러글라이더, 무인비행장치, 무인동력비행장치 등을 말하고 있다.

  이들을 자세히 보면 ▲'동력비행장치'는 1인승으로 자체중량이 115㎏이하에 프로펠러에서 추진력을 얻을 것 ▲'기구류'는 기체의 성질·온도차 등을 이용하는 유인자유기구 또는 무인자유기구, 계류식기구 ▲'회전익비행장치'는 초경량 자이로플레인, 초경량 헬리콥터등으로 1개 이상의 회전익에서 양력(揚力)을 얻을 것 ▲'동력패러글라이더'는 낙하산류에 추진력을 얻는 장치를 부착한 비행장치 ▲'무인비행장치'는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것으로 무인동력비행장치와 무인비행선이 있다.

  시는 선진국의 추세에 맞춰 앞으로 레져의 변천이 골프에서 승마, 승마에서 요트로, 요트에서 항공레져로 발전할 것을 예상하고 있지만, 비행이 자유로운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남북대치라는 특수상황에 있기 때문에 비행이 자유롭지 못한 한계가 있다.

  실제로 항공법에 따라 경량항공기로 비행하려는 사람은 미리 비행계획을 수립해 국토해양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일반공항에는 들어갈 수도 없기 때문에 김제를 방문하는 바이어를 운송한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얘기다.

  초경량비행장치로 비행제한공역을 비행하려는 사람도 비행계획 승인신청서를 지방항공청장에게 제출해야한다. 승인없이 비행한 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승인에 따른 처리기한은 3일이다.

  초경량비행장치를 교육이나 대여업외의 영리목적으로 사용해서도 안된다. 영리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시드밸리와는 무관한 그저 레져용일 뿐이다.

  지난해말 기준 우리나라 경량항공기 등록대수는 타면조종형 66대, 경량헬리콥터 4대, 자이로플레인과 동력패러슈트 각 2대로 총 72대가 등록돼 있다.

  초경량비행장치는 동력비행장치 257대, 회전익비행장치 7대, 동력패러글라이더 177대, 기구류 51대, 무인비행장치 170대로 총 662대이다. 

국토부가 지난 2009년 9월 9일부터 경량항공기 제도를 도입했고, 초경량비행장치 중 현재 자체중량이 115㎏을 초과하는 약 130대의 경우는 3년간의 등록 유예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9월 10일 이전에 경량항공기로 등록해야 하므로 경량항공기는 200여대, 초경량비행장치는 530여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경비행기는 현재 수도권에 절반, 충청권에 1/4 등 전국에 분산되어 운용되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초경량비행장치 사고로 2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009년 5월에는 충남 태안군 안면읍 꽃지 해변 상공에서 동력패러글라이더 1대가 바다로 추락해 2명이 사망했고, 8월에는 충북 단양군 남한강에 동력패러글라이더가 추락해 탑승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월에는 경북 울진비행훈련원 인근에서 경비행기 2대가 공중 충돌해 교육생 2명이 사망했으며, 국도에서 10여ｍ 옆에 추락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지난해 5월에는 10만여 명의 관람객이 몰린 경기국제항공전 행사장에서도 경비행기가 추락했지만 다행히 활주로 옆 공터로 추락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일부에서 항공기가 자동차에 비해 사고율이 현저히 낮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경비행기의 경우는 그간의 사고사례와 우리나라 경비행기 등록대수를 감안하면 대단히 높은 사고율이다.

  스포츠용 항공기는 일반항공기와 다르게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운영자들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 위험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여객 운송도 안되고, 물건도 나를 수 없는 경비행기는 몇 안되는 소수 부유층의 취미활동을 위한 레져용일 뿐이다. 

  시는 경항공산업을 유치한다는 명분으로 경비행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경항공산업은 먼저 경비행장 건설을 하고, 이후에 올 지 안 올지 모르는 사업이다. 

  김제시민이 왜 혐오시설로 전락할 수도 있는 경비행장을 위해 노른자땅을 내주면서 불안까지 감수해야 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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