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경비행장 추진 과정
2. 김제시의 경비행장 추진 계획
3. 경비행기란 무엇인가?
4. 경비행장 실태와 타지역의 계획
5. 전북도의 허구와 국토부의 입장
6. 경비행장, 약인가 독인가?

  본지는 지난해 11월 현행법과 각종 자료의 분석을 통해 "김제시가 자체분석도 없이 효과는 부풀리고 피해는 고려하지 않은 채 업자편에서 백산면 일대 현 김제공항부지에 경비행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국토해양부는 경비행장 1순위로 김제시를, 2순위로 경남 고성군을 선정했고, 이에 뒤질세라 전북도도 "경비행장에 국비 74억이 지원되고 경비행장이 들어서면 김제시가 많은 발전을 하는 것"으로 홍보를 했다.

  김제시 또한 경비행장 유치를 마치 경항공산업이 오는 것으로 호도하는 현수막을 시내 곳곳에 걸어 시민들을 현혹시킨 바 있다.

  본지는 6회에 걸쳐 김제시의 경비행장 추진과정과 경비행기를 규정한 항공법 등을 토대로 김제시민들에게 경비행장의 진실을 알리고 전북도와 김제시의 발표내용을 검증할 계획이다. 또 과연 경비행장이 우리시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를 시민들이 판단 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현 김제공항 부지는 우리시가 가장 개발하기 좋은 노른자 땅으로 꼽히고 있으며, 경비행장이 자칫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비행장 실태와 타지역의 계획

  지난달 13일 현재 경량항공기는 77대가 등록되어 있으며, 초경량비행장치는 661대로 집계됐다.

  2009년말 경량항공기와 초경량비행장치를 합한 수는 608대, 2010년말 686대, 2011년말 734대, 지난달 중순 738대로 연간 40여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들중 절반이 넘게는 굳이 경량비행장이 아니어도 이착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교통안전공단 경량항공기 검사소를 포함해 29개의 경량항공기 이착륙장이 운영되고 있다.

  경량비행장은 레저스포츠 항공기 동호인들이 이용하는 시설로 항공법의 규정에 의한 비행장이 아니기 때문에 항공법에 근거한 기준 적용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노면 상태도 아스콘이나 아스팔트 포장이 된 곳은 6곳에 불과하고 대부분 하천부지나 간척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착륙환경이 열악한 상태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한 동호인들을 위한 시설에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쓰기는 쉽지 않은 입장이어서 당분간 경량비행장 설치와 관리는 민간이나 지자체가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29곳의 경량비행장은 활주로 길이가 250m~800m, 폭은 대부분 10m~30m사이이고, 1곳만이 폭 50m로 비교적 규모가 크다. 지역별로는 인천 1곳, 경기 7곳, 충남 4곳, 충북 4곳, 경남 1곳, 경북 6곳, 전남 5곳, 전북 1곳 등으로 수도권에 전체의 27.6%가 분포하고 있다.

  29개의 이착륙장 중에서 활주로 길이 500m이상은 6곳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500m미만이다.

  국토부는 레저스포츠 항공기 증가추세에 따라 제대로 된 경량비행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경기도 안산시와 경남 고성군을 경비행장 시범사업 검토·추진 예정지로 계획했었고, 국비지원계획이나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이 지자체의 신청을 받아 우리시와 경남 고성군을 경비행장 우선순위지역으로 발표했다.

  우리시가 경비행장 시범사업 1순위지역으로 선정되기는 했지만, 이는 해당부지가 국토부 소유이고 지난 11년동안 공항지역으로 묶여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시는 경비행장에 대해 지난해 9월까지는 반대입장이었다가 50일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 11월에 졸속으로 사업신청을 했다.

  경남 고성군은 수년전부터 경상남도와 함께 경비행장과 함께 지역의 항공산업, 교육, 관광레저 지원 및 소형항공기 조립·제작 항공업체 유치, 항공전문 특화 대학 유치 등을 준비해 왔다.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위해 국토부로부터 용역을 받은 한국교통연구원도 2010년 8월 최종용역보고서에 이를 포함시키고 있다.

  경남도는 전국 항공기 제조산업 생산액의 86%, 사업체수 67%를 차지하는 등 국내 항공산업 최대 집적지로서 고성군과 인접한 사천을 중심으로 항공산업 클러스터가 잘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우수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 조성, 소형항공기 경비행장 조성 등을 추진하고, 항공기 복합재 부품 생산기반 구축 등을 통해 향후 경남이 국내 항공산업의 수도이자 주역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고성군에는 경남항공고등학교가 위치해 있고, 항공기부품 개발 및 생산을 하고 있는 대화항공산업(주) 등 항공관련 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우리시와 함께 국토부에 경비행장 시범사업을 신청했던 전남 고흥군도 현재 노면포장이 된 길이 800m, 폭 25m 규모의 경량항공기 이착륙장을 갖추고 있으며, 국립청소년우주센터와 나로도우주센터 등의 우수한 인프라가 있어서 본격적으로 경비행장 사업에 뛰어들 경우 우리시보다 유리한 여건이다.

  이건식시장은 최근 '경비행장'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고 '경항공산업'이라는 용어를 쓰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비행장만 하지는 않고 경항공산업과 같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경비행장이 먼저다. 이후에 경항공산업 올 수도 있지만, 오지않는다고해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이미 만들어 놓은 경비행장을 폐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항공기부품 개발 및 생산은 민간에서 투자하는 사업이다. 경남 고성은 이미 항공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이다. 민간이 어디에 투자할지는 자명한 일인데도 김제시가 경비행장에 대한 망상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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