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해 11월 현행법과 각종 자료의 분석을 통해 "김제시가 자체분석도 없이 효과는 부풀리고 피해는 고려하지 않은 채 업자편에서 백산면 일대 현 김제공항부지에 경비행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국토해양부는 경비행장 1순위로 김제시를, 2순위로 경남 고성군을 선정했고, 이에 뒤질세라 전북도도 "경비행장에 국비 74억이 지원되고 경비행장이 들어서면 김제시가 많은 발전을 하는 것"으로 홍보를 했다.

  김제시 또한 경비행장 유치를 마치 경항공산업이 오는 것으로 호도하는 현수막을 시내 곳곳에 걸어 시민들을 현혹시킨 바 있다.

  현 김제공항 부지는 우리시가 가장 개발하기 좋은 노른자 땅으로 꼽히고 있으며, 경비행장이 자칫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본지는 지난 2월부터 3개월간 6회에 걸쳐 기획보도를 해왔다.

  ▲경비행장 추진 과정 ▲김제시의 경비행장 추진 계획 ▲경비행기란 무엇인가? ▲경비행장 실태와 타지역의 계획 ▲전북도의 허구와 국토부의 입장 ▲경비행장, 약인가 독인가? 라는 제목으로 김제시민들에게 경비행장의 진실을 알리고 항공법에 근거해 전북도와 김제시의 발표내용을 검증했으며, 과연 경비행장이 우리시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를 시민들이 판단 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했다.
  그간의 기획보도 내용을 정리해 본다.

경비행장 추진 과정

  경비행장 추진은 지난해 1월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1~2015)에서 비롯된다.

  이를 보면 경기도 안산시와 경남 고성군을 경비행장 시범사업 검토·추진 예정지로 계획하고 별도로 김제공항 부지는 경비행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전북도가 우리시에 경비행장 건립의사를 타진해 왔지만 우리시는 지난해 9월 "이미 확보한 부지를 그대로 보존해 추후 개발에 대비하고 경비행장 시범사업은 신청하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밝혔었다.

  그런데 시는 이로부터 50일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 11월 15일 전격적으로 현 공항부지에 경비행장을 유치하기 위한 시범사업 신청서를 전북도에 제출했다.

  입장이 바뀌는 과정을 보면 지난해 11월 1일 이건식시장을 비롯한 실국소장, 과장급이상 간부공무원을 대상으로 경비행장 타당성 검토 보고회를 열었고, 몇일 뒤 시의회에 설명회를 갖더니, 주민의견 수렴이나 공청회 등의 절차도 없이 전격 개발제안서를 제출해 버렸다.

  국토부는 국비지원계획이나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이 지자체의 경비행장 유치신청을 받았고, 김제와 고성을 비롯해 경기 양평과 전남 고흥이 신청했지만, 지난해 12월 1순위를 김제, 2순위는 고성으로 발표했다.

김제시의 경비행장 추진 계획

  사실상 경비행장 유치 시범사업 신청 당시로 보면, 김제시의 계획이라기보다는 전북도의 계획, 또는 업자측의 계획이라고 보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 수도 있다.

  국토부에 신청서를 제출할 당시 김제시에서는 효과는 부풀리고 피해는 고려하지 않은 업자측의 신청서에 의존했을 뿐, 아무런 자체분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가 작성한 '경비행장 건설사업 추진계획(안)'을 보면 국토해양부의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따라 "김제공항 부지를 지역의 항공기 제작산업 등과 연계해 경비행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소득 및 레저활동 증대로 늘어나는 관광·레저용 항공기의 수요를 수용할 인프라 구축과 경항공기 제작·정비산업을 육성한다"는 내용이다.

  김제공항 예정부지(공덕·백산면 일대) 79만2천㎡(24만평)에 187억원(국비 74억, 민자 113억)을 투입해 활주로(길이 600m, 폭 18m)와 관리지원동, 교육연구동, 격납고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며, 활주로는 추후 길이 1200m, 폭 40m로 증설할 계획이다.

  시는 경비행장 추진업무를 교통행정과에서 새만금전략과로 이관하면서 2월에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3월에 김제시와 민간투자 컨소시엄 실무협의회 구성을 협의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다행히(?) 아무런 진전이 없다.

경비행기란 무엇인가?

  시는 일방적으로 경비행장 유치신청을 하고 나서 "인근에 민간육종연구단지(시드밸리)가 위치하고 있어 이에 대한 연계 발전 방안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고, 간부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타당성보고에서는 씨앗 수송이나 외국 바이어의 교통편리 등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현행 <항공법>과 <항공법 시행규칙>, <항공법 시행령>을 보면 몽상내지는 거짓에 가깝다. 우리시가 추진하는 경비행장과 관계되는 경비행기는 상업적인 여객운송도, 물자수송도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비행기'는 항공법상으로는 '경량항공기'와 '초경량비행장치'이다.
  항공법에 따른 경량항공기의 기준을 보면 자체 중량이 115㎏을 초과하는 타면조종형비행기, 체중이동형비행기, 경량헬리콥터, 자이로플레인 및 동력패러슈트가 포함된다. 조종사 좌석을 포함한 탑승 좌석이 2개 이하에, 최대이륙중량은 600㎏ 이하, 최대 연속출력에서의 최대수평비행속도가 120노트(Knots) 이하로 제한되어 있다.

  또 '초경량비행장치'란 자체중량이 115㎏이하에 좌석수는 1인승이다. 항공기와 경량항공기 외에 비행할 수 있는 장치로서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동력비행장치, 인력활공기, 기구류, 회전익비행장치, 동력패러글라이더, 무인비행장치, 무인동력비행장치 등을 말하고 있다.

  스포츠용 항공기는 일반항공기와 다르게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운영자들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 위험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여객 운송도 안되고, 물건도 나를 수 없는 경비행기는 몇 안되는 소수 부유층의 취미활동을 위한 레져용일 뿐이다.

경비행장 실태와 타지역의 계획

  지난 3월 현재 경량항공기는 77대가 등록되어 있으며, 초경량비행장치는 661대로 집계됐다.

  2009년말 경량항공기와 초경량비행장치를 합한 수는 608대, 2010년말 686대, 2011년말 734대, 지난달 중순 738대로 연간 40여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들중 절반이 넘게는 굳이 경량비행장이 아니어도 이착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교통안전공단 경량항공기 검사소를 포함해 29개의 경량항공기 이착륙장이 운영되고 있다.

  경량비행장은 레저스포츠 항공기 동호인들이 이용하는 시설로 항공법의 규정에 의한 비행장이 아니기 때문에 항공법에 근거한 기준 적용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노면 상태도 아스콘이나 아스팔트 포장이 된 곳은 6곳에 불과하고 대부분 하천부지나 간척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착륙환경이 열악한 상태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한 동호인들을 위한 시설에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쓰기는 쉽지 않은 입장이어서, 당분간 경량비행장 설치와 관리는 민간이나 지자체가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29곳의 경량비행장은 활주로 길이가 250m~800m, 폭은 대부분 10m~30m사이이고, 1곳만이 폭 50m로 비교적 규모가 크다. 지역별로는 인천 1곳, 경기 7곳, 충남 4곳, 충북 4곳, 경남 1곳, 경북 6곳, 전남 5곳, 전북 1곳 등으로 수도권에 전체의 27.6%가 분포하고 있다.

제안은 김제시, 보도자료는 전북도

  경비행장은 앞서 보도한 바와 같이 줄곳 반대입장이었던 김제시가 전북도의 요청에 따라 갑자기 입장을 바꿨고, 지난해 11월에는 이건식시장이 경비행장개발업자와 '김제시경비행장개발사업'을 위해 상호협력하기로 협약까지 체결한 바 있다.

  이건식시장 취임 이후 시는 각종 협약체결시 보도자료를 배부하고 홍보에 열심이지만, 김제발전을 위해 유익하다면서도 당시 협약만큼은 조용히 이뤄졌고 외부에 알리지도 않았다.

  국토해양부에 경비행장개발 제안서는 김제시가 제출했지만, 경비행장사업 대상지 1순위로 선정된 이후 어찌된 영문인지 보도자료는 전북도에서 나왔다.

  당시 보도자료를 보면 "김제 경비행장 개발 사업은 활주로 600m에 총사업비 약 187억원(국비 74, 민자 113억)이 소요되며, 특수목적법인(SPC) 지평선항공산업개발(주)를 설립, 민간주도의 개발 및 운영을 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당시 김제시청 경비행장 추진부서에서는 국비지원계획 뿐 아니라 특수목적법인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사업계획도 김제시 명의로 제출했고 이시장이 업자와 협약까지 체결했는데도 부서에서 알지 못한다는 것은 밀실 또는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추측까지 가능케 했다.

전북도의 허구와 국토부의 입장

  게다가 전북도가 명시한 총사업비 187억원 중 국비 74억에 대한 국토부의 입장 또한 놀랍다. 국토부 공항정책과에서는 "경비행장 개발과 관련해 국고지원계획 또는 지원금액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는 것이며, "경비행장 개발은 지자체 및 민간주도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덧붙여 "현재 추진 상황을 전북도에 정확히 알리고 보도내용에 대해 전북도가 직접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는 답변까지 보내왔다. 이후 전북도는 경비행장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김제출신으로 경비행과 관련된 한 인사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도내 ㅈ신문에 기고를 통해, 경비행장에 관해 현행법과 각종 자료에 근거한 본지의 보도를 아무 근거도 없이 비하하고 매도하면서 "활주로 등 비행관련시설은 정부예산으로 지원되고, 정부소유의 공항부지에 경비행장이 들어서면 토지구매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김제시의 부담은 미미할 것이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거짓이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국비지원계획이 확정된 바 없으므로 활주로 등 비행관련시설에 소요되는 예산은 누구의 돈을 써야 하는지 모를 일이다.

경비행장, 약인가 독인가?

  김제시는 경비행장을 조성할 경우 항공기 생산·정비관련 시설과 관련된 항공기 제작산업과 항공제조협동화산업단지 등을 함께 유치하여 특성화 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연 김제시가 경비행장을 추진하는 이유가 항공기 제작산업과 항공제조협동화산업단지 유치에 자신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그저 관련 업자측의 말에 현혹되어 인지, 그것도 아니면 또 다른 이유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항공기 제작산업과 항공제조협동화산업단지가 유치된다해도 경비행기의 수요가 미미하기 때문에 들어올 업체가 있을지도 의문일 뿐 아니라 일자리창출도 시가 주장하는 수요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인근 고창군 흥덕면에도 경비행장이 있었으나, 경비행기에서 누출되는 기름이 마을 저수지를 오염시켰고, 농작물에도 피해를 입히자 주민들은 비행장앞에서 수차례 농성을 벌였으며, 결국 비행장은 폐쇄됐고 활주로는 태양광발전소로 변했다.

  김제시는 경비행장이 민간육종연구단지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이에 대한 연계 발전 방안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기대한다고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경비행기는 2인승이라서 외국의 바이어나, 화물을 운송할 수도 없다. 일부 부유층이 취미삼아 이용하는 경비행기에서 누출되는 기름 일부가 육종연구단지에 떨어질 경우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경항공산업은 뜬구름 잡기
다른용도로 쓰는게 바람직

  경비행장 부지는 우리시가 개발하기 가장 좋은 노른자 땅이므로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마음으로 예비해두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곳이다.

  올해 연말에 대선이 치러진다. 공항부지로 지정고시된지 10년이 지났고, 전국의 많은 지방공항들은 수지가 맞지 않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따라서 김제공항은 이미 가능성이 없는 상태이며 48만평의 국가땅이 장기 표류하고 있다.

  대선후보 캠프에서보면 전북지역에 선물을 주기에 이보다 좋은 부지도 없을 것이다. 우리시는 말할 것도 없이 전주·익산·군산·부안이 모두 차량으로 30분이내의 거리이고, 도내 인구가 밀집된 지역이다.

  우리시에 어떤 사업이 가장 유리할 것인지 전문기관에 용역을 거쳐서라도 우리시 스스로 답을 찾고 이를 대선후보 캠프에 요구한다면 의외로 쉽게 채택될 수 있다.

  경비행장은 국가가 주도하는 사업이 아니므로 일부의 국비만 지원되고, 지자체가 민간기업과 함께 투자해 추진하는 것으로 국토부가 운영계획을 평가해서 승인하는 형태다.
  또 경비행장은 경항공산업 유치보장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대로 강행할 경우, 경비행장만 설치될 뿐 경항공산업은 뜬구름잡기가 될 소지가 많다.

  경비행장이 우리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부지의 가치나 향후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이 더욱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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