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식시장이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극우적 주장을 강하게 표출함에 따라 진보진영이 반발하는 등 시비가 일고 있다.

  이시장은 지난 6일 성산공원에서 거행된 현충일 추념식에서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들의 숭고한 애국·희생정신을 추모하면서 최근의 북한 실상과 국내에서 일고 있는 색깔론을 언급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대목은 "적화통일이 좋다고 친북사이트를 운영하는 철부지 초·중생들을 빨치산 소굴이었던 곳에서 학습시켜 붉게 물들이는 일부 전교조 선생들이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다"는 전교조 관련 부분이 있다.

  또 "통합진보당이란 가면을 쓰고서, 반공법 폐지와 미군철수 등 반미를 선동하며, 죽은 김일성을 숭배하는 낡아빠진 주체사상을 주장하고, 북한 정권을 따르겠다는 종북세력과 국기에 대한 경례나 애국가를 부르지 않겠다는 붉은 세력이 우글대는 실상을 온 국민이 확인하고 자각하는 계기가 되어,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고 통합진보당을 비판했다.

  이외에도 "밀입북하여 북한 노동당에 가입, 충성맹세 하고 '통일의 꽃'이라 영웅대접 받고 돌아와, 국회의원 행세하면서, 북한당국의 독재와 굶어죽는 것을 면하고자 자유를 찾아온 탈북 동포들을 '변절자'라고 막말을 쏫아 붇는 것은 참으로 적반하장의 극치가 아닐수 없다"고 민주당의 임수경국회의원을 겨냥해 비난하고 안보태세 강화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통합진보당 김제시지역위원회(공동위원장 김영미·이해규)가 지난 11일 시청현관에서 이건식시장의 사죄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통합진보당과 민주당 국회의원 임수경씨의 명예를 훼손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이건식시장은 즉각 사죄할 것"을 요구했다.

  "통합진보당은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현재까지 10여년동안 노동자와 농민과 서민 등 소외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우리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 해왔다고 자부한다"면서 "통합진보당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간첩활동을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통합진보당을 대한민국 제3정당이 될 수 있도록 지지해주신 국민을 모독하는 행위이며, 대대적 색깔공세를 통해 야권연대를 깨트리고 새누리당의 집권을 도우려는 행위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합진보당과 민주당 국회의원에게 이념의 덫을 씌우고, 21세기형 신매카시즘을 조장할 시간이 있다면 시정에 전념하라"고 촉구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범죄행위를 사죄하지 않는다면 통합진보당은 법적초치를 통해 단죄할 것이다"고 선언했다.

  이시장의 추념사에 대해 통합진보당 뿐 아니라 많은 시민들도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색깔론으로 인해 중앙정치가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있는 상황에서 굳이 민감한 현 상황까지 빗대어 극우적 주장으로 문제를 일으킬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다.

  지난 2010년 8월에도 익산 남성총동창회장을 맡고 있었던 이건식시장이 남성고의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와 관련한 시위에서 "김승환 교육감은 친전교조 성향이며, 전교조는 법질서를 무너뜨리고 천인공노할 과오를 저질러 왔다"고 말하는가하면, 전교조를 "친북좌경세력"이라는 발언내용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전교조 전북지부가 이시장을 '허위사실 적시 등에 의한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전주지검에 고소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더욱 이시장의 발언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밝히는 소신은 좋지만, 지역의 수장으로서 시정 수행과 동떨어진 민감한 문제까지 언급해 괜한 부스럼을 내는 돌출발언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많은 시민들이 수긍하고 있다.

▲ 이건식시장이 현충일을 맞아 성산공원에서 거행된 추념식에서 낭독한 추념사

▲ 내용에 대해 통합진보당 김제시지역위원회가 이시장의 사죄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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