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와 고창·부안군 등 서남권 3개 시·군이 사용할 화장장이 금산면 인근인 감곡면 통석리 290-2 일원(구 천애가든)에 추진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들 3개 시·군이 선정한 위치가 고창·부안군에서는 동떨어져있고, 정읍시 행정구역에 포함되지만, 정읍쪽과는 산자락 반대편인 우리시 방향이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우리시 관할인줄 알았던 지역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김생기 정읍시장, 이강수 고창군수, 김호수 부안군수는 지난달 12일 정읍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현지실사 및 서류심사를 거쳐 '서남권 광역 공설화장시설 건립부지'를 감곡면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화장시설 건립부지가 확정됨에 따라 전라북도 투융자심사, 시의회 공유재산 관리계획 승인과 도시계획시설결정, 부지매입, 토목건축설계, 사업시행자지정 및 실시계획인가 등 행정절차를 거쳐 공사에 착공할 계획이다. 행정절차 이행에는 1년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공설화장시설은 총 88억원을 투입, 화장소각로 3기를 포함한 부대시설을 2014년 6월까지 완공한다는게 그들의 목표다.

  정읍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부지는 총 10필지에 1만2732㎡이며, 사업부지 반경 1㎞이내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42명중 73.8%인 31명이, 감곡면 이장단 49명중 95.9%인 47명이 동의한 것으로 집계되어 지역민의 높은 관심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또 "사업부지내 토지주도 감정평가액으로 매각에 동의해 부지 매입에도 어려움이 없으며 장래 확장여건과 지형상 배수가 잘되고 무엇보다 접근성이 편리해 인근 고창·부안군에서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다"고 평가했다. 

  화장장이 건립되는 감곡면에는 지역주민 공동사업으로 총 70억원이, 사업부지 인근마을(반경 1㎞이내)에는 30억원의 사업비가 각각 지원되며, 시설관리 현주민 고용, 매점 등 부대시설 운영권 부여 등에 대해서도 지역주민과 협의를 거쳐 지원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들의 지역에는 별 피해가 없고, 우리시지역에 혐오감을 주는 시설을 계획하고도 사전에 우리시와는 전혀 교감에 없었다는 것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 이들 3개 시·군이 화장장부지를 확정·발표할 때까지 우리시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시의 정보부재 및 대처능력 부족이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화장장 건립 소식에 금산면 주민들은 '솥튼재 화장장 설치를 반대하는 김제시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투쟁을 선언했다. 이들은 유인물을 통해 "시체를 태우면서 나오는 인과 같은 중금속과 다이옥신 등에 오염되면, 암 유발과 기형아 출산 등과 같은 각종 질병을 유발하고, 오염된 농축산물이 생산된다면, 금산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은 먹을거리로 팔리지 않을 것이며, 이곳을 관광하고 식사하러 오는 사람들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면서, "정읍시가 행정구역만을 빌미로 정읍시에는 거의 피해가 없고 김제시에 더 많은 피해를 주는 지역을 선정한 것은 김제시와 금산면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다"고 정읍시의 파렴치한 위치 선정에 분노했다.

  한편 화장장 설치문제가 불거지면서 우리시에도 화장장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일고 있다.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 들면서 최근 5년간 우리시 사망자는 매년 1천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들 중 30~35%가 화장을 하고 있지만, 우리시에 화장장이 없어 화장장 예약이 어려울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화장을 하지 못해 4일장을 해야하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 또 화장비용도 화장장을 갖고 있는 지역은 5만원만 부담하면되지만, 김제시민은 30만원을 내야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도 큰 상태다.

  금산지역 주민들의 반대속에 일부에서 화장장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서남권 3개 시·군의 화장장설치 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해졌다. "피해가 예상되는 금산면지역에 인센티브를 주고라도 우리시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실리론과 "우리시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한 서남권 3개 시·군의 파렴치한 행위를 묵과해서는 안되고 결사저지해야 한다"는 강경론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화장장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내 지역에는 절대 안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비록 뒤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시가 슬기롭게 화장장문제를 대처해야 할 상황이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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