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이웃사랑을 실천해 왔던 새마을김제시지회 전 회장 배준식씨(60·용지면)가 도내 처음이자 농부 1호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배씨는 앞으로 5년간 1억원을 불우이웃을 위해 쓰도록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북지회에 기부키로하고 지난달 20일 약정을 체결했다.

  충남 금산에서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배씨는 26세이던 1978년에 인삼농사를 위해 용지면 이모부댁으로 왔고, 이곳에서 지금의 부인인 황순이씨를 만나 결혼하면서 용지면에 정착했다. 부지런히 땀 흘려 노력한 결과 인삼 재배의 달인이 되어 노력의 결실을 거둘 수 있었다. 그리고 배고픈 어린 날 '잘 살게 되면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다짐을 본격적으로 실천해 왔다. 

  자신의 인삼 재배 노하우를 지역 농업인에게 전수해 지역농가의 소득증대를 도왔고, 오래전부터 다양한 나눔을 실천해왔다. 2006년에는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을 위해 1억6천만원에 이르는 쌀 80kg 1천가마를 구입해 북에 전달했다. 백두산 여행 중 구걸하는 북한 어린이를 보고 배고픔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새마을이동도서관 운영하고 있는 오윤택 회장의 노고에 감동해 차량과 도서 구입비로 4천여만원을 쾌척하기도 했으며, 2004년부터 지평선축제장 방문객을 위해 본인이 애써 경작한 인삼과 떡을 무료로 나눠줬다. 또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들에게는 매년 연탄 2만장을 구입해 지원하는가하면, 조류독감 발생시 격려금 전달과 봉사활동, 강원 수해발생시 위문품 전달과 복구활동, 설명절 떡국 나누기, 새마을회관 건립비 3천만원 지원 등 일일이 열거하기가 벅찰 정도다.

  특히 지난 2월에는 3남 정민씨의 결혼축의금 5천만원까지 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당초 배회장 부부는 축의금을 받지 않을까도 생각했지만, 추운겨울에 더욱 쓸쓸할 불우이웃을 위해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의 나눔 인생은 인삼 농사를 시작할 무렵 아들의 저금통을 깨어 7만원을 기부하면서 시작됐다. 나눔에 대한 그의 생각은 "그저 조금 더 가진 사람이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며, 남을 돕는데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냥 처음 마음먹은 대로 실천하는 게 그만의 방식이다.

  이러한 배씨도 대단하지만, 그의 부인 황순이씨 또한 부창부수다. 힘들게 고생해서 번 돈이지만 불우이웃을 위해 쓴다는데 대해 그간의 땀방울이 아깝지 않다.

  대부분 각박하다고 말하는 현실이지만, 배준식·황순이씨 부부의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이 우리사는 세상에 한줄기 빛이되고 있다.

▲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는 공동모금회가 사회지도자들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나눔에 참여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든 개인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이다. 배준식씨가 부인 황순이씨와 함께 했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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