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주차장이 꼭 필요한 곳은 외면한 채, 시급하지도 않은 지역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특혜성 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어서 개선이 요구된다.

  시는 역전시장 이용객의 편익증진과 주변도로에 무질서한 불법주정차를 방지하여 원할한 교통소통 및 사고위험 요인을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김제중학교옆 현대아파트 진입도로 입구쪽(전주행 시외버스승강장옆)에 공영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부지 1569㎡(475평)를 매입해 41대를 주차할 계획으로 총 사업비를 9억원에 이른다. 우선 내년예산으로 2억6천만원을 확보하고, 내년에 나머지 6억4천만원을 확보해 감정평가와 토지매입 및 물건보상을 거쳐 2014년까지 주차장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주차장 조성을 위해 시는 이미 타당성용역과 선정심의를 완료하고, 도시관리계획시설결정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뜻있는 시민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제에 과연 역전시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부터 시작해서 "시장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곳에 막대한 예산으로 주차장을 만드는 것이 타당한 일인지"를 반문하고 있다.

  이 곳은 4차로 도로인데다 주차단속도 하지 않고 있으며, 김제중학교옆에서 현대아파트쪽으로 도로가 뚫리면서 이면도로주차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또 시가 이 지역을 전통시장으로 지정했지만 실제로는 품목의 다양성도 없고 이용객도 적어 시장기능을 수행할 수 없어 시민들은 전통시장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해하고 있다.

  도로에는 주변상가의 주인들이 주차를 하는 실정이지만 차량이 많지 않아 이용객이 잠시 주차를 하는데는 크게 불편도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역전광장에 주차장이 있고, 신풍동사무소앞에도 6억원을 투입해 주차장을 신설할 계획이므로 차후에 이용상태를 봐서 조성해도 늦지 않을 사업이다.

  정작 주차장이 시급한 곳은 시내권에 부지기수다. 국민은행앞과 버스터미널 인근은 주차난이 가장 심한 대표적인 곳이다. 시 재정이 열악하므로 한정된 예산으로 주차장을 조성하려면 우선순위를 고려해 대상지를 선정해야 한다. 

  특히 이 두곳은 올해 무인주차단속카메라까지 설치됐고, 내년부터는 단속에 들어가기 때문에 더욱 주차장의 시급한 지역이다.

  정작 시급한 곳은 외면한 채 급하지도 않은 곳의 개인땅을 사들여 주차장을 조성하는 시의 행태에 많은 시민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시는 현재 쓸모도 효용가치도 없는 전통시장 주차장을 조성한다는 명분아래 무려 29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보건소앞에 주차장을 건설중이며, 교동 신동에도 땜질식 주차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조성완료한 많은 공영주차장들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원칙과 명분이 없이 토지주들의 땅을 사주기 위한 정책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이 같은 폐단을 막기 위해 차제에 시 조례로 원칙을 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정면적이나 일정주차대수 이상으로 규모를 정하고, 토지의 형태도 고려해야하며, 진출입의 편리를 위해 일정폭의 도로에 면할 것 등도 규정해야 전횡을 막을 수 있다.

  시는 역전시장주차장 조성을 위해 내년도 본예산안에 2억6천만원을 편성하고 시의회 예결위의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시의회가 올해 예산을 세워주면 이미 발목을 잡혔기 때문에 내년에도 6억4천만원을 추가로 승인해줘야 한다.

  첫해는 부담없이(?) 예산을 편성해 의회를 기망하고, 다음해에 본색을 들어내는 행정의 구태는 사라져야 한다. 깨어있는 시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 역전시장주차장 조성 예정지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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