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공무원과 시민을 억지로 동원해가며 자리를 채우고 3천여만원의 예산을 허비한 채, 실속도 없는 축제 관련 국제세미나를 매년 개최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게다가 시의회가 올해 본예산 심사시 이 예산을 삭감했음에도 지평선축제제전위원회 풀예산까지 전용하며 세미나를 강행해 시의회와 대립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시는 지난 2008년부터 '해외축제 전문가 초청 국제세미나'를 5년째 지속하고 있다. 국제축제전문가라는 이들의 면면을 보면 특정대학 ㅈ교수와 세계축제협회 관계자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달 11일 오후 2시 농업기술센터 3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국제세미나는 방청객들도 ㅈ교수 관련대학 학생 20명, 공무원 90명, 시민 60명으로 현장에서 이미 인쇄된 명찰이 배부되는 점으로 보아 사전에 참석자를 동원해 명단을 작성한 것으로 보이며, 자발적 참여자는 없었다.

  이 세미나는 세계축제협회(IFEA) 한국지부와 (사)한국문화관광포럼이 주관하고 있지만 두 단체 모두 ㅈ교수가 대표로 있고, 공신력도 의심되는 단체이며, 포털사이트에서조차 홈페이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활동이 미약하다.

  세미나의 주제는 '축제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축제 경영전략'이지만, 시의회의원이나 지평선축제축제팀의 공무원은 보이지 않았고, 상당수의 방청객이 졸고 있는 가운데 지평선축제에 대한 자화자찬과 함께 어느 축제에나 적용해도 될만한 보편적인 내용이 주를 이뤄 세미나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태였다.

  이 처럼 '해외축제 전문가 초청 국제세미나'가 효과가 없음을 인지한 시의회가 지난해 말 '2012년도 예산안' 심사 당시 본예산안에 계상됐던 세미나 예산 2700만원을 삭감했지만, 시 집행부는 시의회를 무시하고 지평선축제제전위원회 풀예산을 사용해 세미나를 강행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의회도 간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삭감된 예산를 전용하면서까지 시가 세미나를 강행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공신력도 없는 피너클어워드 수상이 시민들에게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ㅈ교수가 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장을 맡고 있는 가운데, 국제세미나 개최외에도 이건식시장이 ㅈ교수와 미국을 동행하고 용역을 주는 등의 공로(?)로 2010년부터 피너클어워드를 받아 올 수 있었다.

  우리시는 3개부문을 수상했다지만, 지난 5월 8일 개최한 함평 나비축제는 7개 부문, 7월 16일 개최한 보령 머드축제는 4개 부문, 9월 17일 개최한 금산 인삼축제도 7개 부문 등이다. 세계축제협회(IFEA)가 해마다 50여개 회원국에 나눠주는 피너클어워드는 800여개에 달한다.

  시는 올해도 "지평선축제가 피너클어워드 3개 부문을 수상하며 또 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고 거창하게 홍보하면서 "피너클어워드를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축제상"이라고 추켜세우고 있으나, 국제세미나를 개최한 곳은 예외없이 피너클어워드를 받고 있다.
  국제세미나를 위해 시민혈세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우리시 본예산에 매년 3천만원이, 지난해에는 2700만원이 책정·집행됐으며, 참석자에 대한 식대나 선물까지를 감안하면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시는 혹여 세미나의 궁극적인 목적이 피너클어워드가 아니라, 축제 경쟁력 강화 위한 것이라고 항변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축제 때 불쑥 찾아온 외국인보다는, 축제가 끝나고 국내의 축제전문가와 시민대표등을 초청해 지평선축제에 대한 개선점과 장점 등의 평가를 듣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세계축제도시와 피너클어워드는 문화관광부에서도 인정해주지 않는 '그들만의 상'이다. 지평선축제가 진정한 대한민국 대표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껍데기를 가져다가 홍보하는 허울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더욱 힘써야 한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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