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와 부안군이 안전행정부 장관을 상대로 낸 새만금 방조제 일부구간 귀속 지방자치단체 결정 취소소송(2010추73) 재판을 맡은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가 지난달 29일 새만금지역을 방문해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이날 검증에는 대법관 4명(박병대·고영한·김창석·양창수)을 비롯해 원고인 우리시와 부안군, 피고인 안전행정부, 보조참가인 군산시, 법률대리인, 관계자, 언론사 취재진 등 1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번에 실시된 검증은 새만금 3·4호 방조제의 군산시 관할결정에 반발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한 김제시·부안군이 2012년 11월 대법원에 공동으로 요청하여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주요 검증 대상지로는 ▲다기능부지 ▲신시33센터 ▲새만금홍보관 ▲농업용지5공구 ▲심포항으로 이동하며 약 5시간여에 걸쳐 이뤄졌으며 대법관들은 주요 현장에서 안행부가 내린 행정구역 결정의 의미와 내용을 직접 확인하고 효율적인 토지 이용 측면에서 해당 결정의 타당성 여부 등을 세밀하게 확인했다. 하지만 당초 예정됐던 헬기를 이용한 현장검증은 악천후로 취소됐다.

  우리시는 현장검증 과정에서 다기능부지의 시급성을 이유로 3·4호 방조제 관할결정이 이뤄졌지만 현재 미개발 상태이며, 오히려 지금 당장 개발이 시급한 김제 농업용지 5공구에서는 올해 상반기 착공식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본격적인 개발을 위해서 매립지의 전체적 행정구역을 설정해야 한다는 점과 함께 기존의 해상경계선으로 경계획정을 할 경우의 불합리한 점을 현장에서 보여줬다.

  심포항에서는 3개 시군의 경계 기준이 될 동서2축 간선도로와 만경강을 중심으로 김제와 군산이 자연적으로 경계가 형성되는 있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하지만 문동신 군산시장도 이에 물러서지 않고 "만경강과 동진강은 종점이있고, 종점 이후는 바다이므로 해상경계선의 적용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건식 시장은 "3·4호 방조제의 군산시 관할결정은 메가리조트 사업의 시급성을 이유로 결정한 것으로 지난해 9월 14일 사업이 전격 해지되었을 뿐만 아니라 해상경계선은 역사성, 헌법정신, 국제적 관례에도 어긋나는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현재 심리중인 3·4호 방조제 군산시 관할결정을 취소하고 새만금지역의 공동발전과 지역간 갈등 해소를 위해 전체구간에 대하여 명확하게 관할결정을 다시 해야한다"고 대법관들의 현명하고 합리적인 판결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은 보통의 행정기관의 처분의 있을 경우 행정소송을 진행해 3번의 재판을 받는 것과는 달리 매립지 귀속과 관련한 지자체간의 소송으로 대법원이 단심으로 판단한다.

  해상경계선의 획일적인 적용에서 오는 문제점을 시정하고자 2009년 4월 개정된 지방자치법에서는 매립지 등의 귀속 지방자치단체를 안행부장관이 결정하고, 관계 지자체의 장은 그 결정에 이의가 있으면 결과를 통보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대법원에 소송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규정이 신설되기 전에는 매립지 귀속과 관련한 지자체간의 분쟁은 헌법재판소가 권한쟁의 심판사건으로 처리했다.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매립지 분쟁과 관련해 해상경계선이 적용된 사례가 있으나 이는 개정 이전에 헌법재판소에 제소된 사건들로써 지방자치법 부칙 규정에 따라 헌법재판소에서 관장한 경우다.

  이번 새만금방조제 취소소송 사건은 개정된 지방자치법 신설 규정에 따라 매립지 귀속이 어느 지자체에 속하는 지를 대법원이 가리게 된 첫 사례로써 3개 시·군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는 대법원의 결정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우리시측 법률대리인인 강완구변호사(백산면출신·전 서울고등법원장)가 3호방조제 다기능부지에서 대법관들에게 우리시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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