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정읍시장과 고창군수, 부안군수는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서남권 광역 공설화장장 건립부지로 구 천애가든 부지와 인근 가축사육지역을 최종 확정했다고 발표하였다 .

  그 내용을 보면 총사업비 118억5천만원을 들여 정읍시 감곡면 통석리 290-2일원 3만9천㎡에 화장로 3기(예비 2기), 봉안시설 3천위, 자연장지 6천㎡ 를 조성하는 것으로 현재 국비 21억4천만원을 포함한 30억4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이에 금산면과 정읍시 감곡면 주민들은 서남권 광역 공설화장장 설치 저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고 지난해 8월 30일 감곡면사무소 집회를 시작으로 9월 19일과 지난달 16일 두차례에 걸쳐 정읍시청앞에서 집회를 열고 반대의사를 표명했으나, 정읍시와 전라북도의 태도는 변함이 없어 분쟁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화장장 설치와 관련한 분쟁의 해결을 위한 금산면 주민의 올바른 선택을 위하여 그동안 일방적으로 제공된 대책위 측의 반대 자료 외에도 정읍시에서 제시한 자료와 타 지역사례 등 다양한 정보를 주민에게 제공하고자 지난 5월 2일 몇몇 주민이 김제시장과 면담을 갖고 담당자로부터 그동안 경위와 김제시의 입장에 대한설명을 들었다. 

  대책위 측에서 배포한 자료와 정읍시측에서 제시한 자료를 중심으로 양측 주장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1.화장장 배출가스 중 중금속과 다이옥신에 대한 이견

  대책위에서는 납과 같은 중금속에 의한 신경계장애와 다이옥신의 독성을 이유로 들고 허용기준이하로 배출되는 유해물질의 경우에도 장기간 노출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과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은 알 수 없는 유해물질로부터도 안전하지 못하다면서 화장장이 친환경적이라는 설명을 불신하는 한편 바람에 의한 오염물질의 비산으로 농작물과 생활환경에 대한 장기적 침해 가능성을 이유로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반면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안우환 교수의 자료를 인용한 정읍 측 주장에 따르면 화장장은 설치에 거리제한이 없을 만큼 친환경적이며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은 환경배출 허용기준이하이므로 인체에 무해하며, 납의 경우 배출이 거의 없고 다이옥신의 경우도 표준기압에서 1㎡당 10억분의 1~5그램으로 그나마 소각로 내부에서 많이 발생하고 배출되는 양은 실제로 적으며 관이나 부장품이 연소될 때 발생하므로 유족과의 협의를 통하여 차후 그보다 더 줄일 수 있어서 문제 없다는 것이다.

2.김제시 주민과 사전업무협의나 설명회가 필요했는가.

  대책위는 화장장의 설치로 피해를 입는 인접 시군의 주민들에게 사정업무협의나 설명회가 있어야한다고 주장하고 이런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읍시는 화장장 인근 정읍시 주민이라면 몰라도 사업의 당사자가 아닌 김제시민에 대한 협의나 설명회 등의 절차는 불필요하다는 답변이고 김제시의 항의공문과 시의회의 항의방문에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3.정읍시의 행정행위에 의한 피해를 이유로 소송을 할 원고적격의 존재여부

  대책위의 자료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의 인근 주민이 수인한도를 넘는 환경침해나 침해의 염려를 입증할 경우 원고 적격이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원고적격의 존재를 주장하고 이를 근거로 법적인 절차에 따라 소송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책위측의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서남권 화장장 설치사업은 환경영향평가가 절차상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따라서 현재는 원고 적격을 논의 조차할 수 없는 입장이다.
  설령 환경부의 보건복지부에 대한 이의제기에 의해 환경영향평가를 받게 되더라고 평가지역의 범위가 자의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관례인 만큼 금산면이 대상지역에 포함될지도 미지수이며 포함되더라도 화장장 설치로 인하여 수인한도를 넘는 침해나 침해의 가능성을 대책위에서 입증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김제시 관계자는 화장장 설치 반대의 근거가 되는 민원이 대책위 측의 주장과 달리 행정절차위반이나 관계법령의 위반 등 합리적인 민원으로써 명분이 없는 것으로 확인 된 현 시점에서 금산면 주민에게 소송의 원고적격이 부인되는 것은 물론이고 승소할 가능성마저 적어 소의이익이 없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4.보건복지부 기본방향의 적용여부

  반대대책위측은 화장시설 설치는 집단 민원해소 등 제반여건을 준수한 지역에 국·도비 예산을 지원한다는 보건복지부의 기본방향에 따라 민원이 제기된 본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반면 이미 국도비가 예산으로 확보된 것으로 미루어 정부와 전라북도가 화장장 설치사업에대해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5.안전행정부 조건부 투·융자사업 심사 승인의 효력

  대책위측은 행안부 투·융자사업 심사 시 화장장 시설 이용 등에 대하여 김제시와 협의 노력하는 것을 조건으로 승인된 바 김제시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김제시에서 동의하지 않으면 사업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보면 시설의 이용에 관한 협의이지 설치와는 별개이므로 화장장 설치단계에서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6.전라북도 갈등조정실무위원회 조정 결정의 기속력

  현재 대책위와 정읍시는 전라북도 갈등조정 실무위원회의 조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책위 측에서는 위원들의 현지방문을 이끌어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갈등조정위원회의 결정사항은 당사자에 대한 권고적 성격을 가지므로 비록 대책위의 주장이 받아 들여 지더라도 이를 무시하고 정읍시가 사업을 진행할 경우 아무런 제재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매장 대신 화장을 권장하는 장례문화의 변화 속에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전주 승화원의 업무 분산을 위한 화장장 설치의 사회적 필요성이 맞물려 금산면민의 요구가 전북 정치권의 협조를 통해 관철되는데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전라북도 갈등 실무위원회에 제출된 안우환 교수의 자료를 보면 화장장 건립이 설치 의무화되어 지자체장의 책무인 점을 들어 김제시가 정치적 협상과 지역주민을 설득하여 서남권화장장 설치사업에 동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김제시가 서남권 화장장 설치를 합법적으로 저지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동 사업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이미 화장장을 설치한 인근시군과는 별도로 김제시가 잠정적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금산면이나 금구면에 독자적으로 화장장을 설치해야하는바 김제시가 그에 대한 비용과 민원을 감당하기보다는 정읍지역에 있는 화장장을 김제시민이 이용하는 사업 참여를 선택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제시 관계자는 사업에 참여할 경우 그동안 제3자로써 배제되었던 화장장 부지를 솟튼재 이외의 지역으로 이전하는 문제에 대한 정치적 해결이나 화장장 인근 김제시 주민의 정서적 피해에 대한 간접적인 보상 문제를 당사자의 자격으로 실효성 있게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런 일련의 행정절차에 대한 확인과 자문변호사를 통한 법률적인 판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김제시가 화장장 문제를 대책위를 비롯한 금산면 주민을 상대로 직접적인 거론을 하지 못했던 것은 화장장 설치에 대한 금산면의 일부 반대여론이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등 김제시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강경한 입장을 현재까지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산면 A씨는 "대책위 측의 주장대로 정읍시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을 경우 인용판결은 고사하고 기각이라도 되는 날엔 정읍시측에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되고 결국 금산면민은 높아가는 화장장 굴뚝을 바라보며 닭 쫓던 개신세가 될 어처구니없는 결과에 직면하게 될 수있다"며 비용과 결과 모두 불리한 소송을 고집하는 대책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화장장 문제를 아전인수 격으로 설명해서는 안된다"면서 "주민들이 객관적이고 공식적인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대책위와 김제시가 노력해야하고 김제시와 이건식 시장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에 직접 나설 수 있도록 공식적인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고 협조를 요청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건식 시장은 "주민들이 받아들이기엔 아쉬운 점이 없잖아 있겠지만 시의 대안을 받아들일 정도의 주민여론이 형성되면 언제든지 기꺼이 나설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김제시의 대안에 공감하는 주민들조차도 화장장 설치는 가능하면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설치가 기정사실화 될 경우를 대비하여 정읍시와 양극으로 치달을 수 있는 소송과 같은 극단적인 자세보다는 주민의 실익을 위한 현실적인 선택의 여지를 남겨두고 김제시와 함께 지속적인 협상을 전개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조영수 시민/객원기자  twodi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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