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성산과 연계해 동헌 문화지구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민가 1곳은 남겨둔 채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어서 인근 주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구도심지역의 시민휴식 및 문화공간조성을 위해 사업비 144억원을 들여 지난해말까지 완공할 계획이었다. 사업비 중 국비는 39억 7200만원에 불과하고 시민혈세인 시비가 104억이 넘게 소요되는 대형사업이다.

  이 사업을 위해 사업부지내 주민들을 모두 이전시켰고, 보상비만해도 92억여원이 들어갔으며, 폐기물처리비도 4억여원에 이른다.

  넉넉한 보상금을 받고 기꺼이 이주한 시민도 있지만, 시에서 추진하는 대형사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대로 살았던 마을을 떠나는 시민도 많았다.

  대형 3층건물도 철거됐고,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집들도 모두 철거가 되었지만, 유독 한곳은 당당히 버티고 거주하고 있으며, 시 관계부서는 철거나 이주를 포기한 채 사업을 종결하는 상황이다.

  또 논란이 일었던 일본가옥은 많은 돈을 들여 철거했으면서, 일본 수종의 가이스카향나무를 그대로 둬 왜색이 짙은 조경을 방치하는 무지함까지 드러내고 있다.

  한세대가 거주하는 주택으로 인해 차량을 통제해야하는 공원에 개인도로를 내주면서 차량출입을 허용해야하고, 전봇대도 여러개가 서 있어야하며, 각종 통신선과 상수도까지 연결상태로 있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임에도 관계부서는 당당하다.

  "자신들은 할만큼 했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배아파 그런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보는 일부 시민들은 분통이 터진다. 결과적으로 개인을 위해 어마어마한 정원을 만들어준 꼴이 됐고, 자신들만 바보같이 시의 뜻에 따라 순순히 이주했다는 것이다.
  "애초 이곳처럼 버티고 살 줄 알았다면 협의를 거부했지, 누가 정든 터전을 떠났겠느냐"고 반문하며 "행정이 이런식으로 일처리를 하면 앞으로 산단이든 도로 개설이든 쉽지 않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 집을 하나의 예로 남겼기 때문에 시는 스스로 명분을 잃었다. 누구는 버티고 있으면 은근슬쩍 넘어가고, 누구는 강제집행을 한다면 김제시의 잣대는 아무곳에도 적용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이 허술하고 게으른 일처리를 하고도 당당한 관계부서의 낯 두꺼운 태도가 존경스럽다.

  앞으로 김제시가 펼쳐가야할 수많은 사업을 위해서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책임을 질 줄 아는 공무원의 자세가 절박하다.

▲ 성산공원내에 주민이 거주하는 민가를 남겨두고 시 관계부서는 사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 민가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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