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인한 요촌동 시내권 상가의 침수 피해를 막기위해 시가 구 제일극장 뒷편에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하고 있으나, 행정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가 설치하려는 우수저류시설은 홍수시 넘쳐나는 빗물을 인위적으로 지하에 가두었다가 비가 개면 펌핑을 해서 하류지역으로 방류하는 재난안전시설이다. 과거에 비해 기후가 급격히 변하고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번해 졌으며, 우리시 구산사거리와 중앙초교사거리의 경우 시간당 70~80㎜만 비가 내려도 물난리가 나는 상습 침수구역이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시의 안이한 대처에 대한 불만은 이미 1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0년 11월 용역을 거쳐 중앙초교 운동장이 최적지로 나타났고, 정년퇴직을 앞뒀던 당시의 중앙초교장에게 학교부지 사용가능여부 공문 1장을 받은 것만으로 만족해 교장이 바뀌었음에도 1년이 넘도록 아무런 협의노력을 하지 않았고, 실시설계용역을 착수하고나서야 접촉을 시도하다보니, 중앙초교측의 반대에 부딪쳐 부랴부랴 입지를 변경하는 해프닝을 연출했었다.

  급작스레 변경된 곳이 현재 부지임에도 안이한 대처가 눈에 띈다. 우수저류시설은 집중호우시 저류조에 신속하게 빗물을 받아야하므로 배수로가 짧고 넓어야 한다. 따라서 구 제일극장 우측 4차선도로쪽에서 직선으로 배수로를 내면 공사비도 적게들고 효과도 배가된다. 

  시에서도 이를 위해 도로쪽 토지(132㎡)와 건물을 매입하고자, 토지주와 접촉을 했다. 당시 가감정가액이 2억원으로 나왔고, 팔기를 종용했지만 토지주가 거부했다고 한다.

  토지주의 거부에 따라 시는 별문제없이 계획을 수정해 버렸다. 배수로의 방향을 구 제일극장옆골목을 지나 석재공장에서 우측으로 꺾어 빗물을 받기로 한 것이다. 이 경우 배수로 구간이 길어서 빗물의 유입속도도 느려질 뿐 아니라 공사비가 많이 소요되고 공사구간에 식당과 음악홀 등 상가가 많아 영업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국비를 지원해준 소방방제청에서 올 여름에 저류조를 활용하라도 요구하는 바람에 설계대로 배수로를 내지 못하고, 가배수로를 설치해서 올 여름을 넘긴 다음 다시 가배수로를 철거한 후, 설계에 의한 배수로를 설치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공사비도 엄청나게 소요되며, 공사기간도 길어져 주변상가는 공사기간동안 영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에 집단민원의 조짐이 일고 있다. 시에서 난데없는 공사를 벌였기 때문에 영업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예측할 수 있는 일이었고, 시는 어떻게든 도로변 건물을 매입했어야 했다는 결론이다.

  놀라운 것은 시에서 매입하려다 못했다는 건물이 시가 제시한 금액보다 싸게 다른사람에게 팔리면서 인근 주민들은 시의 안이한 대처에 더욱 분개하고 있다. "식당쪽으로 멀리 돌아가는 배수로 공사비면 토지와 건물을 사고도 남았고, 저류지 위에 조성되는 50면 규모의 주차장도 더욱 큰 효과를 볼 텐데, 다른사람에게 건물이 팔리는게 말이되냐"는 것이다.

  실제로 구산사거리~금만사거리 구간은 주차난이 심각하기 때문에 건물을 매입해서 진·출입로를 만들면 주차장의 효용가치가 높아지지만, 주차문제는 타부서의 일이기 때문에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은 내년 8월 완공을 목표로 시비 38억9700만원을 포함해 총 139억1800만원이 소요되는 대형사업이다. 

  도로옆 토지를 매입하면 가배수로를 만들지 않고도 소방방제청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고, 공사비도 절감되며, 신속한 빗물 유입으로 저류시설이 최대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주차난이 심각한 지역과 거리가 가까워져 주차장 신설효과도 있을 뿐 아니라 인근상인들의 집단민원도 잠재울 수 있다.

  토지와 건물의 매입이 시급한 상황에 해당부서의 국장과 과장은 시비 600만원씩을 지원받아 부부동반으로 9일간 유럽여행을 떠난 상태다.

  국장과 과장이 없으면 부시장이라도 적극 나서서 사태를 해결해 주기를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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