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억의 사업비로 벌이고 있는 시급한 현안업무를 뒤로한 채 담당부서 국장과 과장이 부부동반으로 9일간 유럽으로 해외여행을 떠나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현재 요촌동 구 제일극장 뒷편에 장마철 집중호우에 대비한 재난방재시설인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이 한창이고, 시의 늑장대응으로 사업대상지가 변경되면서 신속히 사업을 추진해야하는 상황이다. 또 도로변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집단민원의 소지가 내재하고 있으며, 효용가치가 높아지는 중차대한 시점이다.(관련기사 : 1면 머릿기사)

  상황이 시급함에도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핵심과장과 국장이 공로연수를 앞뒀다는 명분으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으로 부부동반해서 여행을 떠났다. 이들에게는 본인외에도 부인몫까지 각각 시비 300만원씩이 지원됐다.

  시 관계자는 "공로연수대상 공무원 해외연수는 늘 있었던 일이고, 이들을 포함해 6명이 동행했으며, 사전에 잡혀있는 일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직자로서 현안을 나몰라라하고 해외여행을 떠난 이들의 태도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특히 과장과 국장은 이건식시장에게 은혜를 입은 사람들로, 국장은 공로연수를 6개월 앞뒀다는 이유로 국장으로 발탁됐고, 과장 역시 공로연수를 6개월 앞둔데다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 유치 공로를 명분으로 서열을 바꿔서까지 5급으로 승진됐으며, 5급 승진시 관행인 읍면동장으로 나가지 않고 이 사업을 잘 추진하라는 의미에서 이 부서 과장으로 앉혔었다.

  이들의 정년퇴직은 올해 12월말이지만, 통상 정년을 6개월 앞두고 공로연수를 들어가기 때문에 6월말까지 근무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따라서 7월부터는 사회적응 훈련을 명분으로 6개월간 급여를 받으면서도 출근을 하지 않으며, 시간도 많기 때문에 정규 근무기간에 중차대한 사업이 있을 경우, 공로연수기간에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도리다. 이들에게는 현안사업보다 해외여행이 급했었는지 몰라도, 어차피 시비는 부부동반을 위해 600만원씩 지원되고, 여행을 2주만 늦췄어도 되기 때문이다.

  공무원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40년 가까운 공직생활을 보람되게 마치고, 마지막 순간까지 시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공복의 자세를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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