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고속철도 시공과정에서 시공사측의 공사편의주의로 인한 사후처리 미흡과 시의 소극적인 태도에 백구면 부용리~공덕면 황산리 일대 주민들의 생계수단이 위협받고 있다.

  시공사(D건설)는 고속철도 교각건설에 필요한 건설장비 출입구와 야적장 확보를 위해 부용리~황산리 일대 농지(1만4000평) 전부 또는 일부를 2010~2012년까지 3년간 임대했다.

  사용기간 만료후 시공사측은 임대사용한 농지를 반환하는 과정에서 공사 편의상 깔아놓은 자갈등 건설잔해물을 제대로 수거하지 않아 농작물을 재배할 수 없게 됐다.

  이지역 주민들은 D건설에 사후처리를 요구했고 이과정에서 D건설측의 농지 불법사용과 시의 소극적인 행정이 드러났다.

  본래 농지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시 시청에 농지일시전용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진행, 현재 외관상 완료된 것으로 보이지만 유심히 관찰하면 자갈, 바위 등 건설잔해물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농지 본연의 기능이 상실된 상태다.

  주민들은 임대만료 시점부터 1년 넘게 시공사측에 꾸준히 원상복구를 요청했지만 D건설은 과실만 인정할 뿐 적극적인 보상이나 원상복구가 이뤄지지 않아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항의가 빗발치자 D건설측은 일부 피해 농지에 대해 모를 심어주고 주민들에게 2500만원의 보상금을 제시했지만, 농지 1만4천평에 대한 보상금 이라고 하기엔 터무니 없이 적은 액수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주민들은 지난달 25일 시에 민원을 제기했고, 시는 민원을 접수 받는 과정에서 뒤늦게 농지일시전용허가를 받지 않은 사실을 인지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시공사측과 협의중으로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농지 불법사용에 관해서는 과실을 인정하지만 원상복구가 완료 됐으니 별다른 문제 될 만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시 농지담당자는 "이미 공사가 완료가 된 시점이라 불법 점유했던 사실을 소급적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현재로서는 D건설측에 원만한 합의를 촉구해달라는 의견을 전달만 할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할 것이 없다"고 전했다.

  어쨌든 공사는 진행됐고, 주민들 농지는 건설잔해물로 인해 생업이 중단된 상태이며, 시는 몇년동안 이러한 불법사용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시공사의 공사편의주의와 시의 미온적인 태도에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애꿎은 이지역 농민들만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시는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해결에 앞장서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행정의 모습이 요구된다.

남성훈  nam30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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