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동 현대아파트 9층에서 지난 8일 낮 12시 30분경 원인모를 화재가 발생 2명의 인명피해와 3200여 만원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산)를 입히고 40여분 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화재는 비교적 잘 진압되어 대형 사고는 피했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주민들은 알 듯 모를 듯 한 소방당국의 진압방식과 현장조치에 대한 질타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화재발생시 진압요원의 현장투입이 어렵다고 판단되거나, 초기 화재 진압을 목적으로 외부에서 내부로 펌프차의 수압을 이용해 진화를 시도한다. 그런데 이날 동원된 펌프차의 수압은 발원지에 훨씬 못 미쳐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은 발만 구르고 있었다.

  주민 A씨는 "불은 9층에서 났는데 물은 8층에도 겨우 닿았다"며, "15층에서 불이 났으면 어쩔뻔했냐"면서 소방장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은 "현장에 소방차가 투입 됐는데 수압이 약해 발원지까지 물기둥이 도달하지 못 한다고 장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가중 될 것"이며, "혹시 모를 하층부의 인화물질에 의한 일시적인 2차피해 예방차원에서 실시했다"는 미필적 논리로 일관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현장에 구급차가 배치됐음에도 화재진압 후 옥상에 피신해 있던 인원들에 대한 화상피해 및 유독가스 흡입여부 등 기본적인 건강상태 체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민 B씨(12층 거주)는 "갑작스런 연기와 퀘퀘한 냄새에 위험을 직감하고 곧바로 아파트 밖으로 탈출을 시도했지만 하층부로 내로갈수록 유독가스 때문에 시야확보도 어렵고 화재로 인한 열기에 본능적으로 옥상으로 올라가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B씨는 "피신도중 흡입한 유독가스로 인해 몸의 이상을 느꼈지만 현장에 있던 의료진중 누구하나 건강상태를 확인해주는 사람이 없어 스스로 엠블런스를 찾았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은 지난달 세월호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소방당국의 위기상황 대처능력 매뉴얼에 의구심을 자아냈다.

  현재 소방당국은 초기진화를 잘했다는 입장이지만, 적절한 장비사용과 피해자 후속조치에 관해서는 묵시적으로 과실을 인정하는 모양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원인 조사 후 사전예방 차원에서 사례전파 및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화재는 진압 됐지만, 사후처리에 대한 비용처리 문제에 관해 보험사측과 직·간접피해를 입은 입주민들 사이에 마찰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파트측에서 ㅎ보험사에 아파트 화재보험에 가입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상 아파트에서 가입하고 있는 화재보험은 단체보험의 성격을 띄고 있어 담보의 구성이 건물 자체에 국한돼있다. 즉 건물의 외형에 대해서만 보장을 한다. 

  그러므로 개인물품이나 집기비품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면 입주자 개인의 화재보험으로 해결해야 하는 맹점이 있다.

  비교적 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이번 화재사건에서 가장 큰 문제점을 꼽으라면 법적인 손해배상에 대한 부담을 지게 될 발화점 세대주다. 

  2009년에 개정된 실화책임에 관한법률에 의해 과실로 인한 불이 옮겨 붙어 타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히면 실화자에게 손해배상 의무가 발생되고, 이 경우 최고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보험 전문가들은 "아파트 단체보험에 가입됐다고 안심하지 말고, 화재 발생시 개인물품은 물론 옆집에 번진 불로 인한 손해까지 일정부분 보상할 뿐 아니라 벌금까지도 해결해주는 개인 화재보험을 가입해야한다"고 입으로 모았다.

  우리에게 꼭 필요하지만 자칫 잘 못 다룰 경우 돌이키기 힘든 상황에 직면 할 수 있는 양날의 칼과 같은 불을 사용함에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남성훈  nam30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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