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초 참사 범시민 촛불 추모제 준비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저녁 8시 김제교육지원청 잔디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한 촛불 추모제를 개최했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추모제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시민 500여명이 참석해 안타깝게 희생당한 숭고한 넋을 기리고 다시는 같은일이 반복되지 않게끔 결의를 다지는 촛불들로 잔디광장을 환하게 밝혔다.

  이에 앞서 저녁 7시 30분 관내 5개의 거점(시청, 박약국, 금만사거리, 우리한방병원, 신협)에서 분산 집결해 교육지원청 잔디광장으로 모이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계속 이어졌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가두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의 대다수가 가족단위라는 점이다. 이는 과거 촛불추모제가 갖는 시위나 집회 형식에서 탈피해 하나의 문화제로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주된 희생자와 비슷한 또래인 김제여고 2학년 손가희 학생의 추모시 낭독을 시작으로 진행된 이날 추모제는 사고 당일에서 현재까지의 상황을 담은 동영상 시청, 추모곡 연주, 세월호 희생 유가족을 초청해 '세월호사건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지난번 추모제와는 비슷하면서도 사뭇 더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장에 가족들과 함께 참석한 이현철(교동·32)씨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범한 것 같아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밝혔다.

  촛불 추모제 추진위원회 공동대표 (박성구·학교운영위원협의회)는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것은 이 사회의 모순된 현실이며, 기득권층에 의해 돌아가던 돈중심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을 통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자"고 전했다.

  행사는 김제교육지원청 합동분향소에 헌화하는 것을 끝으로 막을 내렸고, 지난 5월 1일부터 설치된 합동분향소 역시 이날을 기점으로 철수하게 됐다

  한편 이날 행사를 위해 준비위원회는 3차례의 추모제 준비회의를 통하여 뜻있는 단체들의 참여를 독려한 결과 화원연합회(회장 이희방)와 소년체육진흥회(회장 김행곤)에서 각각 국화 500송이, 초와 종이컵 1천여개를 지원하는 등 여러 단체들의 참여가 줄을 이었다.

▲ 시민들이 촛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남성훈  nam30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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