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의 주차장 정책이 시급성과 형평성은 무시된 채 특정인의 노는 땅 사주기 또는 특정그룹의 개인주차장 설치를 위한 정책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시가 주차장이 꼭 필요한 곳은 외면한 채, 시급하지도 않은 지역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특혜성 주차장 조성을 매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식시장 취임 이후 시내권 주차장 설치가 부쩍 늘었다. 하지만 한두곳을 제외하고 대부분 특혜성논란에 휩싸여 있다. 2010년에 설치된 요촌동 구 박애병원 주차장은 1296㎡(393평)에 토지매입비 4억9155만원과 공사비 9855만원을 합해 5억9019만원이 투입됐고, 요촌동 새벽시장 주차장은 994㎡(301평)에 토지매입비 3억5088만원, 공사비 1억2873만원등 4억7962만원이 소요됐다. 주차장으로 쓰기 위해 두곳 모두 평당 120만원 내외의 보상비가 지급됐다.

  전통시장이라는 명분으로 조성한 주차장 두곳도 문제다. 보건소앞 주차장은 2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데다 보상비만 24억 3천만원이 예상됨에 따라 특혜논란이 일었고, 역전에는 전통시장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주차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지역임에도 부지 1569㎡(475평)를 매입해 9억원의 예산을 쓰며 기어이 주차장을 조성했다. 지난해에는 교월동 신동에도 주차대수가 11대에 불과한 땜질식 주차장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불요불급한 사업에 편성해야하는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에, 그것도 수정예산에 진입로가 협소해 문제가 있는 요촌동 제일서점뒷편 주차장 예산 3억원이 갑자기 올라왔고, 시의회는 이를 승인했다. 이 곳은 최규성 국회의원이 특별교부세 5억을 확보하고 수년전부터 추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주차장 조성에 8억원이 소요되는 것이다.

  대상면적은 1217㎡(369평)로 주차대수는 30대를 계획하고 있다. 토지보상과 건물보상, 철거비 등에 5억8천여만원을 예상하고 있어 토지 구입에만 평당 156만원 투입되는 꼴이다.

  게다가 주차공간이 여유로은 인근에 새장터주차장과의 직선거리가 60m에 불과하고, 4년전 조성한 새벽시장주차장과도 120m의 거리다. 또 요촌우수저류시설 설치로 대형주차장이 만들어지는 구 제일극장 뒤 주차장과도 170m의 거리에 있다.

  이곳은 진입로가 너무 협소하고 위치파악이 어려우므로 인근 상인들의 전용주차장이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정작 주차장이 시급한 곳은 시내권에 부지기수다. 국민은행앞과 버스터미널 인근은 주차난이 가장 심한 대표적인 곳이다. 시 재정이 열악하므로 한정된 예산으로 주차장을 조성하려면 우선순위를 고려해 대상지를 선정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혜성주차장 조성을 막고 공정한 시정을 위해 조례제정 등의 원칙 마련이 시급하다. 일정면적이나 일정주차대수 이상으로 규모를 정하고, 기존 공영주차장과의 거리나 토지의 형태도 고려해야하며, 진출입의 편리를 위해 일정폭의 도로에 면할 것 등도 규정해야 전횡을 막을 수 있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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