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가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눈치보기에 급급하고 있는 가운데 서남권화장장의 공사가 한창이다.

  정읍시와 고창·부안군 등 서남권 3개 시·군이 사용할 화장장이 금산면 인근인 정읍시 감곡면 통석리 290-2 일원(구 천애가든)에 추진중이다. 3개 시군은 총 사업비 144억5천만원(국비 42.4억, 도비 9.1억, 정읍 66억, 고창 13.5억, 부안 13.5억)으로 부지면적 4만여㎡에 화장장 2400㎡(화장로 3기+예비 2기)과 봉안당 550㎡(3870기), 자연장지 1만5천㎡(4천기), 그리고 부대시설로 유택동산과 주차장, 편의시설, 휴게공간, 야외정원 등을 시설할 계획이다.

  이중 화장장은 정읍·고창·부안이 공동으로 사용하지만, 봉안당과 자연장지는 정읍시만 사용하기 때문에 정읍시의 사업비 부담이 많은 이유다.

  이외에도 화장장이 건립되는 감곡면 주민지원금으로 100억원(정읍70억, 고창 15억, 부안 15억)을 조성해 반경 1㎞이내 인근마을에는 30억원을, 감곡면 전체에 70억원을 지원할 계획으로 감곡면내 협의체로부터 수익사업신청을 받고 있으며, 공공시설에 대한 투자는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인근 옹동면과 태인면에는 주민지원금이 전혀 지원되지 않는다.

  정읍시는 15년전인 1999년부터 화장장 신축을 추진해오다가 예정지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진전을 보이지 못했으나, 지난 2011년 서남권 3개시군(정읍·고창·부안)의 업무교류협약 이후 지역공동 현안문제 해결 차원에서 상호협력 양해각서가 체결되면서 급물살을 타게됐다.

  2011년 8월부터 2012년 6월까지 3개 시군을 대상으로 10개월간 4차례에 걸친 공모과정을 거쳐 현 부지로 결정됐고, 2012년 7월 3개 시군 시장·군수가 부지확정에 대한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또 지난달 25일 솟튼재 현지에서 3개 시군 시장·군수와 의회의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인 화장시설 착공식을 갖고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화장장 부지가 고창·부안군에서는 동떨어져있고, 정읍시 행정구역에 포함되지만, 정읍쪽과는 산자락 반대편인 우리시 방향이어서 인근 주민들이 분노했다.

  현재 도내에는 전주(6기)·익산(7기)·군산(5기)·남원(3기) 등 4곳의 화장장이 있고 관내주민을 우선으로 화장하기 때문에 화장장이 없는 지역은 자칫하면 화장장을 잡지 못해 4일장을 치르를 경우도 발생했다. 또 화장비용도 관내는 5~6만원에 불과하지만 관외는 30~50만원을 부담해야하는 상태다.

  묘지부족으로 2000년대 들어 화장선호도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고, 우리시도 연간 1천여명이 화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사법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는 의무적으로 화장시설을 갖추어야하며 부득이한 경우 타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조성·관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시도 화장장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시를 둘러싼 전주·익산·군산이 모두 화장장을 갖추고 있고, 정읍과 부안이 고창과 함께 그들만의 화장장을 조성한다면 우리시는 화장장이 없는 외톨이로 전락하게 된다.

  우리시 단독으로 화장장을 건설하려면 주민의 반대는 불을 보듯 뻔하고 화장장이 건립된다해도 우리시 단독으로 운영하려면 엄청난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시는 서남권화장장에 대한 시민들의 우리시의 참여의사를 듣기 위해 지난 8월 6일부터 8일까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시민 300명을 대상으로 ARS여론조사를 실시했고, 8월 22일까지 이통장 731명에게 우편으로 설문조사를 마쳤다.

  설문조사 결과 ARS여론조사에서는 찬성 67%, 반대 20.3%, 잘 모름 12.7%로 찬성의견이 반대의견의 3배를 넘었고, 우편설문조사에서는 찬성 84.1%, 반대 10.5%, 잘 모름 5.4%로 찬성의견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 설문조사 결과도 찬성율이 동지역에서는 81.6%, 금산·봉남면은 56.8%, 기타 읍면지역은 82.7%로 높게 나타났다.

  시민들의 장례절차 선호도도 화장이 79.3%, 매장이 20.7%를 보였으며, 화장시설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76.6%로 반대 13.8%보다 월등히 높았다.

  서남권화장장은 내년 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우리시가 참여하든 하지 않든 금산면에서 마주보이는 솟튼재에는 화장장이 들어서는게 확실해졌다.

  정읍시는 지난 4월 8일과 7월 13일 두차례에 걸쳐 우리시에 공문을 보내 광역화장장 참여의사를 물었지만, 우리시는 뚜렷한 답변을 미룬 채 눈치보기에 급급하고 있다.

  뜻있는 많은 시민들은 우리시가 신속히 참여의사를 밝히고, 인근 금산·봉남면과 보상에 대한 대화에 나서기를 희망하고 있다.

▲ 서남권 광역 공설 화장시설 조감도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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