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가 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인기에 영합해 빚까지 얻어가며 동주민센터 신축이전을 거듭하는가하면, 남은 행정자산에 대해서는 방치하거나 또 다른 선심사업으로 쓰려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시는 지난해 9월 재원이 부족해 지방채 10억을 얻은데다 시민혈세 15억원을 투입해 검산동주민센터를 신축 이전한 바 있다. 우리시 도심이 전주방면으로 확장되고 있음에도 막대한 시비를 들여 신풍동 경계쪽으로 이전해 거꾸로가는 행정이라는 비난을 자초했었다.

  당시 본지는 "우리시 읍면사무소중에는 검산동주민센터보다 이전에 건축한 건물이 상당수이므로 해당지역 주민들이 건물노후화를 주장하며 너나없이 신축을 요구할 경우, 빚얻어 건축한 선례를 남겼기 때문에 형평성을 위해 예산 탓도 하지 못하고 거듭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같은 우려가 개선은 커녕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으로 반복되고 있다. 시는 "교월동주민센터에 대해 현 청사는 교통이 불편하고 청사의 노후와 협소로 주민자치기능을 수행할 수 없어 신축이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신축 이전 예정지는 중앙병원 건너편 옥산동 275번지외 1필지(3168㎡)로 부지구입비 4억원을 포함해 35억원의 시민혈세가 투입돼야하는 상황이다. 시는 이번에도 검산동주민센터 신축때와 마찬가지로 한국지방재정공제회로 부터 청사정비기금 한도액인 10억원을 얻을 계획이며, 2년거치 10년 균등상환으로 연 3%의 이자를 물어야 한다.

  방치된 구 검산동주민센터는 인접한 시유지도 넓고 각종단체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어 조만간 철거를 할 계획이지만, 현 교월동주민센터는 보훈단체와 사전에 무상임대 약속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교월동주민센터를 보훈단체에 보훈회관으로 내줄 경우 건물 리모델링이나 이후 발생하는 유지 보수비를 또 시민혈세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시 재정은 부담이 가중될 상황이다. 이건식시장 취임 이후 노인회관, 장애인체육관, 농민회관 등 각종 단체에 대한 선심성 사업이 부쩍 늘었고, 이들에 대한 유지보수를 시에서 하고 있다.

  시는 또 김제시청직장어린이집과 예술인종합센터 신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불거진 이 두가지 사업 모두 현 교월동주민센터 자리가 적지로 꼽힌다.

  우리시 재정을 감안해 다소 불편하더라도 현 교월동주민센터를 존치해야하며 굳이 이전해야한다면 부지와 건물을 매각해 이자가 발생하고 있는 우리시의 빚을 갚거나, 시에 꼭 필요한 사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뜻있는 이들의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우리시 올해 재정자립도는 8.79%에 불과하고, 자체수입으로 공무원 월급조차 주지 못하는 암담한 현실이다. 허리띠를 졸라메도 어려운 여건인 김제시는 현실을 직시해야 위기를 면할 수 있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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