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채 눈치보기에 급급하던 우리시가 마침내 서남권화장장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서남권화장장은 당초 정읍시와 고창·부안군이 공동사용할 목적으로 금산면 인근인 정읍시 감곡면 통석리 290-2 일원(구 천애가든)에 추진중이다. 3개 시군은 총 사업비 144억5천만원(국비 42.4억, 도비 9.1억, 정읍 66억, 고창 13.5억, 부안 13.5억)으로 부지면적 4만여㎡에 화장장 2400㎡(화장로 3기+예비 2기)과 봉안당 550㎡(3870기), 자연장지 1만5천㎡(4천기), 그리고 부대시설로 유택동산과 주차장, 편의시설, 휴게공간, 야외정원 등을 시설할 계획이다. 3개 시군은 지난해 9월 25일 솟튼재 현지에서 시장·군수와 의회의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인 화장시설 착공식을 갖고 오는 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화장장이 금산면 인근에 착공되기까지 우리시가 한 일은 고작 전라북도에 민원을 제기하고 서남권화장장에 대한 우리시의 참여의사를 듣기 위한 여론조사 뿐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처가 미흡했다. 지난해 8월 실시했던 여론조사 결과가 찬성 67%, 반대 20.3%로 찬성의견이 반대의견의 3배를 넘었고, 우편설문조사에서는 찬성 84.1%, 반대 10.5%로 찬성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음에도 시는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인근주민들의 눈치만 살피면서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시는 올해 본예산에 화장장 참여 건축비 7억을 확보하고도 발표를 미루고 있다가 지난 2일에서야 시의회에 서남권화장장 참여계획을 보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시 단독 화장장 설치시 민원해결을 위한 주민지원금외에도 최소 51억원의 과다한 건립예산이 소요되고 화장 수요 미달로 연간 1억6천만원의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인근 시·군과 공동으로 설치함에 타당하다"는 것이다.

  우리시가 서남권화장장에 공동 참여하게 되면 인구비례에 따라 건립비 14억을 부담해야 하지만, 전북도갈등조정자문위원회의 조정권고안에 따라 7억원만을 부담하고 절감된 사업비 7억과 인근 주민 지원기금 15억을 더해 22억으로 4년간에 걸쳐 인근 지역의 민원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또 화장장 부지 반경 4㎞이내 10개마을에 대해 별도의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화장장 부지 반경 2㎞이내에는 금산면 어유마을(30세대), 3㎞이내에는 금산면 산장·계월마을(63세대)가 있고, 4㎞이내에는 금산면 원평·구봉·계월·학원·이원·유목·중원마을(313세대)과 봉남면 구성마을(71세대)이 소재해 있으며 이들 마을에 각 1억씩 주민숙원사업 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화장장 참여를 위해 다음달까지 금산·봉남면민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 및 주민지원협의체를 구성하고, 정읍·고창·부안과 사업시행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하지만 금산·봉남면들은 정읍시와 비슷한 수준의 보상지원을 요구하고 있고, 시는 최대 32억을 초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인근주민과의 협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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