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벽골제와 아리랑문학마을 초가지붕을 플라스틱 인조볏짚으로 교체할 방침을 세우자 많은 이들이 "도작문화의 전통과 위배되는 행위"라며 우려를 보이고 있다.

  시 관계부서는 "벽골제 내 초가지붕이 매년 이엉잇기 공사를 하고 있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므로 초가지붕을 인조초가로 설치해 예산절감 및 해충방지 등으로 관광객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벽골제 단지내 37동(1800㎡)과 읍면동부스 49동(1400㎡), 아리랑문학마을 11동(650㎡) 둥 97동 3850㎡에 1억1천만원이 소요되지만, 인조초가로 교체할 경우 내구성은 반영구적이고 초기비용만 2~3배가 소요되고 3년에 한번씩 탈색으로 인한 코팅을 하면 되므로 많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엉잇기 전문가에 따르면 "초기비용도 많이 들 뿐더러 한번 설치하고 나면 자주해야하는 코팅비용도 만만치 않다"면서 "초가지붕 공사비에는 지역민들을 고용하는 인건비가 30%, 지역 농가에서 구입하는 볏짚비용 30%, 공사인부 식대, 세금 등 지역에 환원되는 돈이 많지만 인조볏짚은 대부분 외부로 유출되는 돈이다"고 시의 인조볏짚 교체방침을 반박했다.

  지평선축제는 '벼농사의 본고장인 우리지역의 전통 도작문화를 대내외에 알리고 쌀을 소재로 한 지역특성화축제로 농사소득 증대와 연계한다'고 시 홈페이지에 목적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벽골제 일원에서 펼쳐지는 지평선축제에는 짚풀을 이용한 각종 체험과 행사가 유난히 많다. 체험장인 짚풀랜드에는 짚미끄럼틀·짚트램버린·짚풀공 축구 등이 있고, 벼수확체험, 가마니짜기, 새끼꼬기, 짚을 이용한 우비 도롱이체험, 짚풀공예가 있으며, 가족대항 초가집만들기도 인기체험코너이다.

  그러나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각종 시설물들을 인조볏짚으로 만든다면 전통은 사라지고 삭막한 드라마셋트장의 분위기가 연출될 것을 많은 시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전국의 많은 민속촌과 전통마을이 있지만, 자연미가 보이지 않는 플라스틱 인조볏짚을 선호하지 않고 있으며, 안동하회마을도 이러한 문제로 인조볏짚을 다시 걷어내고 초가로 교체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예산을 절감하려는 노력은 높이 사야하지만, 도작문화의 전통을 살리고 각종 짚풀체험 등으로 '3년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에 오른 우리시에 인조볏짚 적용은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