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구 제일극장 뒷편에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하면서 각종민원이 봇물을 이뤘으나, 제대로 중재에 나서지도 못하는 무능을 보이더니, 공사비를 조기에 지급해버리거나, 지체보상금에 맞춘 준공으로 인근 피해 주민들의 보상이 막막한 상황이다.

  이곳 요촌동 우수저류시설은 시작단계부터 문제를 안고 출발했다. 지난 2010년 용역을 거쳐 중앙초교 운동장이 최적지로 나타났고, 당시 정년퇴직을 앞둔 교장에게 학교부지 사용가능여부 공문 1장을 받고나서는 교장이 바뀐지 1년이 넘도록 아무런 협의노력을 하지 않다가 실시설계용역을 착수하고나서야 접촉을 시도하다보니, 중앙초교측의 반대에 막혀 부랴부랴 입지를 변경하는 해프닝을 연출했었다. 

  업체 선정에 대한 의혹까지 더해지는 상황에서도 당시 팀장은 우수저류시설 유치공로로 파격적인 사무관승진을 했고 뒷말도 무성했다.

  급작스레 변경된 현 부지에서는 집중호우시 저류조에 신속하게 빗물을 받으려면 배수로가 짧고 넓어야 하기 때문에 도로변 건물을 매입해야 함에도 배수로 방향을 구 제일극장옆 골목을 지나 석재공장에서 우측으로 꺾어 빗물을 받기로 하다가, 본지의 보도 이후 건물을 적극 매입하는 뒷북행정을 보인바 있다. 당시 토지와 건물의 매입이 시급한 상황에 해당부서의 국장과 과장은 시비 600만원씩을 지원받아 부부동반으로 9일간 유럽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은 총 139억1800만원이 소요되는 대형사업으로 시민의 혈세인 시비도 37억원이 넘게 투입됐다.

  이 공사로 인해 인근 새순교회의 경우, 교회마당과 건물에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균열이 크게 발생했고, 생활관 건물은 공사장쪽으로 기울기까지 했으며, 구 제일극장 건물도 벽에 균열이 생기는가하면 화장실 타일이 떨어지고 문틀이 기울어 문을 여닫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자 ㅇ업체는 지난해 4월 고객의 안전을 우려해 영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김제석물공장도 주택 및 창고건물에 균열이 가고 지반까지 침하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또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공사가 개인사유지 지하에 무단으로 시설물을 설치했다가 발각되자 뒤늦게 합의서를 받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이들 외에도 시공사로부터 피해를 입은 우리시의 업체가 35개에 이르고 있다. 피해 유형중에는 인건비나 장비대금, 남품대금 외에도 빵값이나 밥값까지 포함돼 있어 시공사의 도덕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하지만 우수저류시설을 발주한 김제시는 공사 진행상황보다도 빠르게 공사대금을 결제해줬고 준공금으로 남겨둔 잔여액은 6억2732만4400원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시공사가 예정준공일을 지나 지체한 일수가 250일이고 이에 따른 지체보상금이 6억2484만1600원이다. 총 공사비 139억1800만원 중 남은 돈은 248만3천원이다. 준공이 하루만 늦었어도 준공금 잔여액에서 1만7천원가량이 부족한 상황이 된다. 이 대목을 정성주 시의장은 의원간담회에서 "지체보상금과 잔여액을 맞춘 것 아니냐"고 해당과장을 질타하기도 했다.

  시공사는 공사중 발생한 민원에 대해 보상금액을 피해자와 협의하고 준공금 잔여액에서 채권양도하는 것으로 합의서를 작성했고, 시 공무원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를 모른다면 직무유기에 해당할 사안이다.

  하지만 시 공무원은 준공을 해주지 않으면 본인들이 입을 피해에 대해서는 신속하게도 변호사의 자문을 받았으면서, 애꿋은 시민들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공사비를 지급하는가하면, 피해 주민들이 준공금 잔여액에서 채권양도 받을 금액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수수방관으로 일관했다.

  시 발주 공사이므로 시만 믿고 기다렸던 피해시민들은 시 공무원의 무사안일로 시공사와 민사소송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피해주민 ㄱ씨는 "1년넘게 영업을 중단해 생계가 막막한 처지인데 감독관청에 탁상행정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분개하고 있다.

  지역에서 대형공사가 이뤄지면 지역경제도 활성화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139억1800만원이 투입된 요촌동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은 이해 안되는 공무원의 파격승진을 낳았지만, 장기공사로 인한 주민불편과 함께 많은 상처와 피해자를 양산하는 결과도 함께 낳았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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