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졸속으로 추천한 명예시민 대상자 3명을 시의회가 모두 집행부의 원안대로 승인해줘 시의회의 역할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시는 지난 2000년부터 <김제시명예시민증조례>를 제정하고 첫 대상자로 대하소설 '아리랑'의 저자 조정래작가를 제1호 김제시명예시민으로 선정했으며, 2011년에는 우리시 홍보대사인 탤런트 심양홍·정흥채씨와 성악가 박인수씨가 위촉됐다.

  2012년과 2013년에는 명예시민 위촉이 없었고, 지난해 새누리당 강창희 국회의원과 지평선산업단지 제1호 입주기업인 (주)일강의 정세민대표, 아시아줄다리기연맹 회장인 태국인 라위파스클람사위씨가 선발됐다.

  그러나 명예시민 선정 이후 우리시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인사들이 있었고, 무보수 봉사가 아닌 댓가를 받았던 이들도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됐다.

  게다가 올해는 사전에 명예시민 후보자들에 대한 지적이 있었고, 시의회가 본예산 심사시 삭감했던 예산에 대해 집행부가 시의회를 무시한 채 타 예산에서 전용하면서까지 뒷돈 챙겨주기식 특혜성행사를 주관했던 인사까지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시의회는 별다른 지적없이 집행부의 원안대로 추천인 모두를 승인함으로서 시의회 스스로 권리와 권위를 추락시켰다.

  시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3명이 추천됐는데 누구는 선정하고 누구는 탈락시킬 수 없어 3명 모두 승인했다"고 말하고 있다. 시의회가 이렇게 어정쩡한 입장을 보인다면 앞으로도 자격없는 인사를 끼워넣어 시의회의 의결을 요청하면 또 가능하다는 얘기가 되므로 시의회는 신중을 기해야 했다. 

  지난달 본지는 "김제시명예시민이라는 제도가 시장의 입맛에 맞거나 절친한 관계의 인물에게 선물처럼 주는 제도로 전락한다면 김제시민의 명예도 추락하게 된다"고 지적하면서 "명예시민을 남발하면 과거 진정한 자격이 있어서 자랑스럽게 선발했던 이들을 욕보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고, 자랑스런 김제시민이라는 이름으로 진짜와 가짜를 동일 선상에 놓은 우를 범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김제시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시의회의 신중하고 현명한 결단이 요구된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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