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지평선산단 내 기공식을 개최한 도드람김제 후레쉬 미트센터(이하 도드람)의 입주를 놓고 시와 백산면민, 도드람 간의 심상치 않은 삼각관계가 형성됐다.

  도드람은 지난해 7월 지평선산단 내에 1200억원을 투자해 자동화 시설과 완전 밀폐식 건축을 통한 친환경 첨단 축산물종합가공공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으로, 이를 위해 도드람과 전북도·시는 유럽 유수의 축산물 가공 공장을 벤치마킹하고 선진 축산기술과 기기를 접목하기 위해 공장 설계부터 공동으로 참여하기로 협약한 바 있다.
 

  이후 도드람은 지난달 27일 백산면 부거리 1583-6번지(지평선산단 내)에 대지면적 5만2444㎡(1만5890여평), 연면적 3만2875㎡(9962평), 건축면적 2만7234㎡(8252평)규모의 지하1층 지상3층 시설을 위한 대대적인 기공식을 열고, 1천여명의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홍보도 병행해 실시했다.

  그러는 사이 단순히 육가공공장이 아닌 도축시설까지 입주하게 된다는 소식을 접한 백산면민들은 부랴부랴 백산면에 사업설명회를 요청, 지난 17일 오후 2시 백산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 시 투자유치과 직원 및 도드람측 인사들과 백산면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번 도드람 입주에 대한 회사측의 설명이 진행됐다.
 

  이미 기공식까지 끝 마친 시점에 주민들을 상대로 혐오시설 입성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회가 처음 열린 순간이다.

  백산면민들은 도드람의 입주를 환영하는 반면 공유재산인 ▲지평선산단 내 지하수 사용문제와 하루 3천여두를 도축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악취 및 분뇨처리 문제를 지적하고, "현재 하수종말처리장은 이미 포화상태다"고 덧붙이며, 이로인해 공장에서 유출되는 ▲오·폐수로 인한 환경문제 등의 해결방안 등을 요구했다.
 

  이에 지평선산단 내 지하수 사용문제를 놓고 도드람측은 "최대한 사용량을 줄여 지하수를 과도하게 점유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과 함께 오·폐수와 악취 및 분뇨처리에 대해서는 "자체 정화장치를 설치해 최대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주민설명회에서 백산면민들은 협의체를 구성해 도드람측과 해결방안을 조율하기로 뜻을 모으고 이후 만남을 기약했다.
 

  한편 도드람 유치건을 놓고 시는 애써 불편한 모습을 감추고 있는 모양새다.  시는 지평선산단의 특수목적법인 G&I(지앤아이)가 해체되기 이전인 오는 2018년 6월까지 지평선산단 분양을 마치지 못하면 미분양토지에 대한 각종 부채와 이자비용(2016년 11월 기준 미분양토지에 대한 채무부담 940억, 연이자 25억)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수도권에 밀집한 기업들이 각종 규제가 상당수 완화된 시점에 굳이 지방에 위치한 산업단지까지 이주를 검토 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번 도드람 유치건은 '기간 내 분양 완료'라는 부담을 느낀 시가 백산면민들과의 마찰을 감수하면서 까지 무리해서 기업을 유치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일고 있다.
 

  또 이들 사이에서는 "기업입주와 관련해 사전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필수사항은 아니라 할 지라도 소음·악취 등 분쟁이 예상되면 도의적 측면에서라도 사전에 충분히 주민설명회를 가졌어야 옳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시는 백산면민들이 주장하는 문제점에 대해서 "지하수 사용문제는 도드람측에 최대한 협조를 구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치는 한편, 오·폐수 및 분뇨처리에 대해서는 "최초 산단을 구성할 당시 식가공 업체의 분양에 대비, 산단에 대한 오염총량제 저촉범위를 산정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논리로 백산면민들의 말을 일축하고 있다.
 

  분양률 올리기에 급급해 도드람(1만5890평)을 우선분양했지만 이 같은 혐오시설로 인해 타 기업이 지평선산단 입주를 꺼린다면 거시적으로 볼때 이는 '소탐대실'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최대한 빨리 분양을 마쳐야하는 시와 기공식까지 마친 시점에서 예정대로 입주를 진행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도드람측, 슬그머니 게 눈 감추듯 혐오시설에 대한 유치로 서운한 감정이 쌓인 백산면민들, 이들의 삼각관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도드림측이 백산면민을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남성훈 기자  nam3055@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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